1500명 ‘자유’ 찾다 망망대해서 ‘최후’

1500명 ‘자유’ 찾다 망망대해서 ‘최후’

입력 2012-03-30 00:00
수정 2012-03-3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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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전 피해 유럽으로 떠난 아프리카인들…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죽음의 항해’를 떠난 아프리카인 가운데 1500명이 지난해 지중해에 수장됐다. 유럽행 이민선 행렬의 연간 희생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여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유럽 당국의 ‘방조’가 한몫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민선의 조난 요청이 있었지만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 47개국의 인권을 감시하는 유럽평의회는 2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나토 전함이나 유럽 해안경비대의 실책이 바다에서 표류 중이던 이민자 수십명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폭로했다.

보고서는 유엔과 나토, 유럽 각국이 지난해 리비아 내전 때문에 북아프리카에서 탈출하려는 망명자 수가 급증했는데도 장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조난을 당한 이민선과 가까운 거리에서 항해하던 군이나 민간 선박이 이들을 구조하는 데 실패하거나 구조 요청을 받고서도 해안경비대가 즉각 대처하지 않거나 어느 주체가 구조에 나설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희생자 수만 늘렸다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해 5월 트리폴리에서 리비아전을 피해 이민선에 올라탄 아프리카인 72명이 조난을 당해 2주 동안이나 해류에 몸을 맡긴 채 떠돌아야 했던 일이 있었다. 유럽 해안경비대는 비상 호출을 통해 이를 인지하고 선박 위치를 파악했지만 구조 시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배에 타고 있던 이민자 가운데 아기 2명을 포함해 9명이 폭우와 굶주림 등으로 숨졌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유럽평의회 이민·망명·난민위원회 특별 조사위원인 티네케 스트릭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유럽의 이중 잣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면서 “우리는 인권과 국제적인 의무에 따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중요성에 대해 떠들면서도 동시에 신원을 알지 못한다거나 아프리카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민자들을 죽게 내버려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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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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