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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총선 부진에 메드베데프 ‘희생양’ 전락?

러’ 총선 부진에 메드베데프 ‘희생양’ 전락?

입력 2011-12-06 00:00
업데이트 2011-12-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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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 4일 총선에서 집권 ‘통합 러시아당’이 힘겨운 승리를 거둔 것과 관련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과 러시아의 정치ㆍ경제 관측통들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특히 일부 전문가는 푸틴이 여당의 총선 부진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메드베데프에 화살을 돌릴 것이라면서 서로 자리바꿈을 하더라도 메드베데프의 총리 재임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메드베데프, 희생양 전락하나? = 런던 소재 RBS 신흥시장 책임자인 팀 애슈는 리서치 리포트에서 메드베데프가 통합 러시아당의 선거 부진에 따른 책임을 떠안는 희생양이 될 것이라면서 푸틴은 이를 계기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을 총리직에 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드린은 지난 10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국방예산 확대에 반대하다 해임된 인물로 당시 그는 세계경제 여건이 악화될 경우 지출이 위험 수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애널리스트 마샤 리프먼은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이 향후 총리직을 맡을 메드베데프를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강력한 인물로 교체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프먼은 그러면서 총리 후임으로 이고르 슈발로프 제1부총리 등이 물망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런던 애널리스트 릴리트 게보르갼도 푸틴이 일단 크렘린에 복귀하고 나면 메드베데프를 총리로 임명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재임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총리 이어받더라도 ‘시계 제로’ =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향후 총리직을 승계해 국정을 수행하는데 적잖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찰스 로버트슨도 이메일 인터뷰에서 메드베데프가 내년에 총리에 임명되더라도 국가채무 비율을 건실한 수준으로 이끌어가려면 일정기간 복지예산 및 연금을 삭감해야 하는 등 정치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버트슨은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려면 어떤 인물이 총리가 되더라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가 5년 안에 부도사태에 처할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6월30일 이후 0.85% 증가했으며, 루블화도 6월말 이후 달러화 대비 무려 9.7%나 하락하면서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최악의 반기 성적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RBS의 애슈는 공공부문의 급여지출과 사회복지 예산이 급증할 경우 러시아 정부는 균형예산을 위해 유가인상에 나서는 엄청난 선거 후유증을 앓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는 러시아가 내년 균형예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균 유가가 당초 전망치인 배럴당 118달러선을 훨씬 웃도는 126달러에 달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표적인 수출 원유인 우랄산 원유가격은 5일 기준으로 배럴당 약 110달러에 거래가격이 형성되는 등 주변여건은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 토마스 미로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도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원유 및 천연가스의 높은 가격에 따른 혜택을 얻지 못할 경우 예산적자 폭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는 원유 및 가스 수출에 따른 수입이 전체 예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 “푸틴의 관심은 표심뿐” = 러시아 정부로서는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재정위기 파장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지만 푸틴의 관심은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인 대선 승리에 온통 집중돼 있다.

실제 스코틀랜드로열뱅크(RBS)는 푸틴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푸틴은 내년 3월 대선에서 31%의 득표율로 8%에 그친 공산당의 겐나디 쥬가노프를 누르고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마하일 카스야노프 전 총리는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이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만큼 일련의 최근 상황은 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메드베데프가 이끄는 통합 러시아당이 4년전 푸틴체제 당시의 지지율에 훨씬 못미쳤다는 점은 그로서는 상당히 느긋해질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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