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대통령 ‘피의 귀환’… 예멘 내전 격화

살레 대통령 ‘피의 귀환’… 예멘 내전 격화

입력 2011-09-26 00:00
업데이트 2011-09-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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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하루만에 박격포 공격…시위대·반군 40여명 사망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3개월 만에 귀국하면서 “평화의 비둘기”를 거론한 지 하루 만에 박격포까지 동원해 민주화 시위대와 근처에 주둔하던 반정부군을 무차별 공격했다. 2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유혈 진압으로 죽은 사람만 40명을 넘어섰다. 혁명기념일(26일) 전날인 25일 저녁 살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기 수 시간 전에도 시위대를 공격해 최소 4명이 숨졌다. 리비아에 대해서는 신속한 제재 조치를 단행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예멘 정부와 시위대에 “폭력 중단과 자제를 촉구한다.”는 면피성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은 이날 시위대가 점거농성을 계속하고 있던 수도 사나의 ‘변화 광장’에 박격포를 퍼부었다. 도심 건물 지붕 곳곳에 배치된 저격수들은 시위대를 조준 사격했다. 살레 대통령의 아들인 아메드가 이끄는 정예부대인 공화국수비대와 중앙보안부대는 정부군에서 이탈해 변화 광장 북쪽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던 알리 오센 알아마르 소장 휘하 제1기갑사단을 기습공격했다.

부대 대변인은 60발이 넘는 포탄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11명이 전사하고 11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한 주간 양측 충돌로 14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알아마르 소장은 살레 대통령을 “병들고, 복수심에 불타는 영혼”이라고 표현하면서 그가 예멘을 내전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정부군이 살인자 처벌을 요구하던 시위대를 또다시 공격했다. 미니밴에 올라 확성기를 들고 시위대 수만명을 이끌던 시민이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것을 비롯해 최소 4명이 죽고 17명 이상이 다쳤다. 예멘 제2의 도시 타이즈에서도 정부군과 시위대가 충돌해 세 명이 숨지고 최소 일곱 명이 부상했다. 예멘 국영 뉴스통신 사바(SABA)의 한 관계자는 살레 대통령이 1962년 9월 26일 혁명 49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저녁에 “중요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공식 발표는 전혀 없는 상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09-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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