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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펭귄 ‘해피 피트’, 배 타고 고향으로

남극펭귄 ‘해피 피트’, 배 타고 고향으로

입력 2011-08-30 00:00
업데이트 201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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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중순 뉴질랜드 웰링턴 부근 페카페카 해변에 떠밀려왔던 남극의 황제펭귄 ‘해피 피트’가 웰링턴 동물원 당국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되찾은 뒤 29일 오후 고향인 남극 바다로 향했다.

해피 피트는 이날 동물원 당국이 특별히 제작한 냉방 새장에 넣어져 뉴질랜드 남방 700km 지점에 있는 캠벨군도로 가는 수자원 대기 연구소 소속 연구선 ‘탕가로아’호에 넘겨졌다.

탕가로아 호는 항해를 시작한 뒤 4일쯤 지나 오클랜드 군도 부근의 남극해에 이 펭귄을 놓아준다는 계획이다.

웰링턴 동물원의 캐런 피필드 원장은 이날 탕가로아 선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제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한편으로 가슴 아픈 순간을 맞고 있다”며 해피 피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는 “동물원 가족의 일원으로서 해피 피트가 떠나는 것을 보니 무척 슬프다. 그러나 그가 다시 남극으로 돌아가서 남극해에서 사는 펭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단 해피 피트를 돌보았던 동물원 관계자들 뿐 아니라 해피 피트를 보기 위해 동물원을 찾았던 시민들도 이별을 아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요일인 28일 웰링턴 동물원에는 해피 피트가 남극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달려온 시민들이 1천700여명이 넘었을 정도다.

피필드 원장은 해피 피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토록 높은 이유에 대해 해피 피트가 페카페카 해변에서 눈으로 잘못 알고 모래와 막대기 따위를 삼킨 뒤 수술을 받게 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게 됐던 것 같다며 그러나 20년 동안 동물원에서 일 해오면서 이번 같은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펭귄이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남극에서 황제 펭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많은 희망과 기쁨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해피 피트에는 위성추적장치가 부착돼 있어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온라인상에서 그의 행방을 계속 추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위성추적장치의 위치 신호는 해피 피트가 바다에 풀려나는 순간 작동을 시작해 4개월 정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사 아길라 웰링턴 동물원 수의사는 해피 피트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우리는 그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으며 남극에 있는 다른 황제 펭귄과 똑 같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피 피트가 남극에 가면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어쩌면 고래나 물개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아길라 수의사는 자신도 탕가로아 호를 타고 해피 피트와 함께 여행을 하다 바다에 놓아준 뒤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해피 피트를 바다에 놓아줄 때까지 함께 다른 과학자 2명도 자신과 함께 해피 피트를 돌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웰링턴 동물원 당국은 남극에서 3천여 km를 헤엄쳐온 해피 피트가 해변에서 모래를 먹으면서 건강이 크게 나빠진 뒤 위에서 모래를 제거하는 수술 등을 하는데 든 비용은 2만8천여 달러라면서 이는 모두 성금으로 충당됐다고 밝혔다.

해피 피트는 귀향에 앞서 28일 웰링턴 동물원에서 마지막 신체검사를 받았다.

세상에 나온 지 3년 반 정도가 되는 해피 피트의 몸무게는 27.5kg으로 페카페카 해변에서 발견될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고 혈액 등을 채취해 검사한 수의사들은 최종적으로 오케이 판정을 내렸다.

이 때 수의사들은 날개에 위성추적장치도 부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 같은 과정을 유리창 너머로 보려고 몰려든 시민들은 작별이 아쉬운 듯 쉴 새 없이 카메라 세례를 퍼부었고 이웃 나라 호주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도 시민들과 해피 피트의 작별 장면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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