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몰락] 트리폴리서 잠든 美 첫 원정 해군 200년 만에 귀향?

[카다피 몰락] 트리폴리서 잠든 美 첫 원정 해군 200년 만에 귀향?

입력 2011-08-24 00:00
수정 2011-08-2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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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최후의 격전을 벌이고 있는 리비아 트리폴리 도심의 녹색광장(순교자의 광장) 바로 아래에는 207년 전 트리폴리에서 전사한 미 해군들이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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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년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리비아 트리폴리에 도착하기 직전 폭발물이 터져 수장된 미 해군 전함의 모습을 그린 유화 작품. 화가 에드워드 모란이 1897년 완성한 작품으로 현재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1804년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리비아 트리폴리에 도착하기 직전 폭발물이 터져 수장된 미 해군 전함의 모습을 그린 유화 작품. 화가 에드워드 모란이 1897년 완성한 작품으로 현재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이들은 1804년 아프리카 북서 해안지역의 해적을 소탕하기 위한 바르바리 전쟁 당시 폭발물을 실은 전함을 타고 트리폴리에 도착하기 직전 폭발물이 터지는 바람에 전함과 함께 수장됐다. 당시 숨진 미 해군은 리처드 소머스 사령관을 비롯해 모두 13명. 이 가운데 시인 롱펠로의 삼촌인 헨리 워즈워스 중위도 포함돼 있다.

희생자들 가운데 일부는 트리폴리의 신교도 공동묘지에 묻혔고, 나머지는 녹색광장 바로 밑에 매장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들의 유해 송환 문제를 놓고 재향군인회와 해군, 의회 사이에 논쟁이 한창이다. 재향군인회가 6개월 전 리비아 사태가 촉발된 직후 이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송환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며 입법 로비를 벌이면서부터다.

22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재향군인회의 팀 테츠는 “유해를 송환할 수 있는 적기를 맞았다.”면서 “리비아 정세는 변하고 있고, 후손들도 유해 송환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재향군인회는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각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로비를 벌인 11개 그룹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재향군인회의 수개월에 걸친 로비 끝에 트리폴리에 묻힌 해군의 유해를 발굴,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매케인 의원은 허핑턴포스트의 입장 표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그 이유는 미 해군의 공식 입장에서 짐작할 수 있다.

게리 러프헤드 제독은 “해군의 관습과 전통은 전함이 가라앉은 장소를 전사자들의 명예로운 안식처로 삼는 것”이라면서 “해군은 트리폴리 묘지를 전사자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 대변인 애레나 게레스 중위도 러프헤드 제독의 발언이 해군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재향군인회 대변인 마티 칼라한은 “카다피군이 시위대를 진압했던 녹색광장과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신교도의 공동묘지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명예로운 전사자들을 존중할 의지와 힘을 갖고 있고, 알링턴 국립묘지에도 이들이 묻힐 장소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사태의 급진전으로 미 해군들의 유해가 207년만에 송환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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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8-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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