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언론제국’에 칼 뽑았다

FBI ‘언론제국’에 칼 뽑았다

입력 2011-07-16 00:00
수정 2011-07-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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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부자 19일 英청문회 출석하기로… 도청당시 편집장 사퇴

도청 스캔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가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사정 당국의 조사까지 받게 됐다. 사건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까지 번지자 ‘사건의 주인공’들은 돌연 태도를 바꿨다. 오는 19일 열릴 영국 의회의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던 머독 뉴스코프 회장과 아들 제임스 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5일 청문회에 참석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버티던 레베카 브룩스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브룩스는 뉴스오브더월드 기자들이 도청를 감행했던 2000~2003년 당시 편집장을 지냈다.

●9·11 희생자 전 화 해킹 수사착수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14일(현지시간) 2001년 9·11테러 당시 경찰 매수를 통해 희생자 등의 전화 기록을 해킹하려고 했던 뉴스코프 소속 기자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소식통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수사는 도청 사건으로 폐간된 뉴스오브더월드 기자가 9·11 당시 전직 뉴욕 경찰에게 접촉, 돈을 주고 9·11 희생자들의 전화 번호, 통화 기록, 보이스 메일 등을 입수하려고 했다는 지난 9일 영국 데일리미러의 기사가 계기가 됐다.

보도 직후 미국 여야 의원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뉴욕주 하원의 피터 킹 의원은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여러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다. 누가 됐든 현행법 아래 가장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공화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로버트 뮬러 FBI 국장에게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모든 英 일간 지에 ‘사과 광고’ 내기로

뉴욕타임스는 이번 수사는 사이버 수사팀과 공직자 부패 수사팀의 공조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데일리미러의 기사만으로는 뉴스오브더월드 기자가 매수하려고 했던 이가 9·11 당시에 현직 경찰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수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뉴저지주 상원 의원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당) 등 상원 의원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13일 복수의 상원 의원들은 영국에서 도청 스캔들에 휩싸여 있는 뉴스코프 산하 언론들이 경찰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에릭 홀더 검찰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여부 조사를 촉구했다. 1977년 만들어진 해당 법은 정보 혹은 관계 유지를 목적으로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브룩스 뉴스인터내셔널 CEO가 15일 사임하자, 뉴스코프는 자사 소속 TV채널인 ‘스카이 이탈리아’의 CEO인 톰 모크리지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뉴스코프는 또 조만간 영국의 모든 전국 일간지에 이번 파문에 대해 사과하는 광고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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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7-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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