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그리스, 자살률 2년만에 40% 증가

암울한 그리스, 자살률 2년만에 40% 증가

입력 2011-07-12 00:00
수정 2011-07-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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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를 찾지 마라. 경제 위기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지난 4월 그리스 아라초바의 스키 리조트안에서 카펫 상점을 운영하던 64세의 남성이 델포이 신전으로 가는 길의 다리에서 목을 맸다.

이어 5월에는 아테네 신다그마 광장 인근 고급 호텔 4층에서 한 사업가가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경제위기로 파산했다고 쓰여있었다.

경제적인 고통이 전통적으로 밝은 지중해 국가인 그리스인들의 표정을 암울하게 만들면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스는 40년만에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강력한 긴축을 해왔다. 이에 따라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공공 부문이 위축되면서 올해 실업률은 1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소매업협회는 지난해 이후 아테네에서만 전체 상점의 20% 이상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그리스는 전통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자살률이 바닥권이지만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리스 보건부 장관은 지난 2년간 자살이 40% 증가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최근 통계는 없지만 자살건수가 2007년 328명에서 2009년 391명으로 증가했다는 비공식적인 집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은 더욱 안 좋다고 말한다.

그리스 정교회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장례식을 주관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 자살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인 바이올라트지스씨는 “실제 자살률은 공식 숫자에 비해 몇 배는 될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들이 짐이 된다고 느낄 때 삶의 가치를 상실하고 좌절한다”며 “이런 상실감이 지금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밀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전화를 운영하는 크리스토스 홈바스씨는 “대부분의 자살은 도움을 요청하기 힘든 성인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다”며 “직업을 잃고 빚을 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위기가 계속되면 머지않아 그리스 사회의 특성이 핀란드나 헝가리처럼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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