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연방의원 피격… 충격의 애리조나

33년 만에 연방의원 피격… 충격의 애리조나

입력 2011-01-10 00:00
수정 2011-01-1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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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대형 슈퍼마켓 앞에서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괴한이 총기를 난사,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40·여) 연방 하원의원이 중태에 빠졌다. 연방법원 판사를 포함해 6명이 숨졌고 13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5명이 중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기퍼즈 의원을 겨냥한 정치적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한편 공범의 신원을 확보해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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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물결  미국 애리조나 주 주도 피닉스의 시민 수백명이 8일(현지시간) 촛불을 들고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이날 오전 발생한 총기 난사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피닉스 AP 특약
애도의 물결

미국 애리조나 주 주도 피닉스의 시민 수백명이 8일(현지시간) 촛불을 들고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이날 오전 발생한 총기 난사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피닉스 AP 특약


슈퍼마켓인 세이프웨이 앞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의 행사를 갖던 기퍼즈 의원은 날아온 총탄에 관자놀이 관통상을 입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역 연방 의원이 피격된 것은 1978년 기아나의 존스타운에서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한 조사를 벌이던 민주당 레오 라이언(캘리포니아) 의원 이후 33년 만이다. 숨진 사람 가운데에는 존 롤 연방지방법원 판사와 기퍼즈 의원 보좌관인 게이브 지머맨, 행사에 참가했던 9살 여자 어린이와 70대 노인 3명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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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 후 달아나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에게 붙잡힌 제러드 리 래프너(22)는 경찰에 신병이 넘겨져 범행 동기와 배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40~50대 백인 남성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래프너는 이날 제112대 의회 개원 후 세이프웨이 앞에서 첫 유권자 모임 행사를 하던 기퍼즈 의원에게 다가가 반자동 권총을 머리에 쏜 뒤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난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래프너는 투손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고 사건이 일어난 피마 카운티에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5년간 다니다 지난해 9월 수업 도중 감정을 자주 폭발시킨다는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았다. 당시 학교 측은 복학하려면 다른 학생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전문가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래프너가 범행 전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점을 주목하고 있다.

래프너의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애리조나가 미국에서 가장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심각한 곳이라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 3월 통과된 건강보험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뒤 사무실에 누군가 돌을 던지거나 총을 쏴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위협을 받아 왔다. AFP통신은 지난해 이민법 논란을 상기시키며 애리조나를 ‘미국 정치적 분열상의 그라운드제로’로 표현하기도 했다. 사망한 존 롤 판사 역시 지난해 초 불법 이민자에 대한 소송 진행을 허용한 뒤 수백 건에 이르는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며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을 현지에 보내 수사를 지휘토록 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공직에 있는 한 사람에 대한 공격은 모든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미 하원은 이날 참변에 따라 이번 주 공화당 주도로 추진할 예정이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의 본회의 표결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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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1-01-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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