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지난 6일 11시45분께 스위스 중부도시 아인지델른의 한 병원에는 조용한 경보음이 울렸다.
이 병원의 외벽에 설치된 ‘아기 상자(baby box)’에 누군가 신생아를 놓고 갔다는 사실을 병원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경보음이다.
스위스 슈비츠 칸톤(州)의 주도(州都) 슈비츠 부근에 있는 아인지델른은 ‘검은 성모마리아상’으로 유명한 베네딕토 수도원이 있는 곳으로, 스위스에서 유일하게 아기 상자가 설치돼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시장이 한창 북적이던 일요일 오전에 아기 상자에 남겨진 여자 아이는 적절한 가정에 입양될 때까지 병원의 보호를 받게 되고, 법적인 후견인이 지정되며, 이름도 갖게 된다.
아기 상자는 아인지델른 지역 병원과 스위스 모자 지원단체(SAMC)가 공동으로 2001년 9월에 처음 설치한 것으로, 지난 10년 동안 이 곳에 신생아가 남겨진 것은 6번 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이를 낳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여성이 아기 상자에 놓인 요람에 아이를 내려놓고 유리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닫히게 된다. 지나가던 행인이 아이를 임의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그로부터 약 3분 후에 병원에 경보음이 울리는데, 얼굴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아이 엄마가 조용히 병원을 떠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입양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데는 약 1년이 걸리는데, 아이가 입양되기 전에 친부모의 마음이 바뀌면 다시 되찾을 수 있다.
아기 상자 안에는 10개 언어로 작성된 ‘엄마에게’라는 편지가 들어 있어서, 아이를 되찾으려 할 경우 병원이나 입양관련 단체와 접촉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도미니크 무글러 SAMC 대변인은 스위스 국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기 상자는 영아 유기나 살해를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만약 어떤 여성이 신생아를 그곳에 두면 처벌받지 않지만, 아기를 임의로 유기하면 최대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글러는 “아기가 상자 안에 놓여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아기 상자가 극히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매우 소중한 장치라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기 상자는 여전히 많은 논란거리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대론자들은 아동권리에 관한 유엔협약 위반이라고 비난했고, 일각에선 의료진의 보살핌 없이 아이를 낳았을 익명의 산모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SAMC는 스위스 국내에 아기 상자 4개를 추가로 설치할 것을 제안했지만, 일단 유보된 상태다.
유럽 각국은 스위스 아기 상자와 비슷한 장치를 갖고 있다.
프랑스는 여성에게 병원에서 아이를 낳을 권리와 익명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양육권을 포기하고 입양시키도록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독일에선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많은 병원들이 여성들에게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독일에는 약 80개의 아기 상자가 있고, 베를린에만 5개가 있다. 또 이탈리아에는 10개, 헝가리에는 12개, 폴란드에는 16개의 아기 상자가 설치돼 있다.
비유럽국가인 파키스탄에는 무려 300개가 있으며, 미국에는 친부모가 익명으로 신생아를 맡겨둘 수 있도록 한 ‘안전 피난처(safe-haven) 법’이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병원의 외벽에 설치된 ‘아기 상자(baby box)’에 누군가 신생아를 놓고 갔다는 사실을 병원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경보음이다.
스위스 슈비츠 칸톤(州)의 주도(州都) 슈비츠 부근에 있는 아인지델른은 ‘검은 성모마리아상’으로 유명한 베네딕토 수도원이 있는 곳으로, 스위스에서 유일하게 아기 상자가 설치돼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시장이 한창 북적이던 일요일 오전에 아기 상자에 남겨진 여자 아이는 적절한 가정에 입양될 때까지 병원의 보호를 받게 되고, 법적인 후견인이 지정되며, 이름도 갖게 된다.
아기 상자는 아인지델른 지역 병원과 스위스 모자 지원단체(SAMC)가 공동으로 2001년 9월에 처음 설치한 것으로, 지난 10년 동안 이 곳에 신생아가 남겨진 것은 6번 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이를 낳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여성이 아기 상자에 놓인 요람에 아이를 내려놓고 유리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닫히게 된다. 지나가던 행인이 아이를 임의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그로부터 약 3분 후에 병원에 경보음이 울리는데, 얼굴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아이 엄마가 조용히 병원을 떠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입양 절차가 완전히 끝나는 데는 약 1년이 걸리는데, 아이가 입양되기 전에 친부모의 마음이 바뀌면 다시 되찾을 수 있다.
아기 상자 안에는 10개 언어로 작성된 ‘엄마에게’라는 편지가 들어 있어서, 아이를 되찾으려 할 경우 병원이나 입양관련 단체와 접촉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도미니크 무글러 SAMC 대변인은 스위스 국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기 상자는 영아 유기나 살해를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만약 어떤 여성이 신생아를 그곳에 두면 처벌받지 않지만, 아기를 임의로 유기하면 최대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글러는 “아기가 상자 안에 놓여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아기 상자가 극히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매우 소중한 장치라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기 상자는 여전히 많은 논란거리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대론자들은 아동권리에 관한 유엔협약 위반이라고 비난했고, 일각에선 의료진의 보살핌 없이 아이를 낳았을 익명의 산모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SAMC는 스위스 국내에 아기 상자 4개를 추가로 설치할 것을 제안했지만, 일단 유보된 상태다.
유럽 각국은 스위스 아기 상자와 비슷한 장치를 갖고 있다.
프랑스는 여성에게 병원에서 아이를 낳을 권리와 익명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양육권을 포기하고 입양시키도록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독일에선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많은 병원들이 여성들에게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독일에는 약 80개의 아기 상자가 있고, 베를린에만 5개가 있다. 또 이탈리아에는 10개, 헝가리에는 12개, 폴란드에는 16개의 아기 상자가 설치돼 있다.
비유럽국가인 파키스탄에는 무려 300개가 있으며, 미국에는 친부모가 익명으로 신생아를 맡겨둘 수 있도록 한 ‘안전 피난처(safe-haven) 법’이 있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