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당 과반확보 못해… 자민당에 연정 ‘구애’

英 보수당 과반확보 못해… 자민당에 연정 ‘구애’

입력 2010-05-08 00:00
수정 2010-05-0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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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정권교체

영국이 6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13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 정권이 참패하고 보수당은 원내 제1당에 올랐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44세 젊은 나이에 영국을 떠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수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연립정부 구성이나 소수당 정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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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650개 선거구 중 648개 선거구 개표가 완료됐다. 보수당은 305석을 얻어 1위를 확정했고 집권 여당인 노동당은 258석, 자민당은 57석을 차지했다. 당초 예상 의석수는 보수당 308석, 노동당 270석, 자민당 53석, 기타 29석이었다. 보수당은 기존 210석에서 97석이 늘어난 반면 노동당은 349석에서 91석이 줄었다. 사상 첫 TV토론회에서 닉 클레그 당수가 돌풍을 일으켰던 자민당은 오히려 5석을 잃으며 ‘찻잔속의 태풍’에 그쳤다.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하게 됐지만 사실상 보수당의 집권이 확실시된다. 브라운 총리는 단독 과반이 없을 경우 연정 구성 우선권이 총리에게 있다는 점을 내세워 자민당과의 연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총선 결과를 지난 13년간 정국을 이끌었던 노동당과 고든 브라운 총리에 대한 심판이자 경제 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 표출로 분석했다. 총선에서 각당이 내세운 공약이 긴축 및 과세정책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브라운 총리의 경제정책 실패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데다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더 강력한 경제정책을 내세운 보수당 쏠림현상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이 당초 관측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정국 시나리오는 한층 복잡해졌다. 보수당이 정치적 색깔이 다른 자민당과 꼭 연정을 구성하지 않아도 되는 까닭에서다. 보수당이 우선 자민당에 연정을 타진한 뒤 실패하면 보수성향의 군소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캐머런 당수는 “일단 소수당 정권을 꾸려나갈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이라고 하면서도 “연정 구성 역시 고려하겠으며 자유민주당에 (연정 참여를) 제의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당과 자민당이 여러 부문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여 자민당에 확실한 ‘구애’ 신호를 보냈다.

새 정부는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은 집권 50일 이내에 비상긴급 예산을 편성해 5년 이내에 구조적인 재정적자를 없애기 위한 정부 재정지출 축소에 착수한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올해 안에 재정지출을 60억파운드 삭감한다는 목표다. 재정지출은 국민건강·복지와 해외원조 부문을 제외한 모든 공공부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보수당은 정부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시장에 맡기겠다는 원칙을 밝혀 왔다. 국내 일자리 보호를 위한 이민 관련 법률은 엄격해질 것 같다. 보수당은 이민에 대해 영국 경제에 이득이 되는 경우에 한해 허용하겠는 게 기본 방침이다. 총선 공약에서도 연간 이민자 수를 제한하고 이민자를 불심검문할 수 있는 경찰대를 창설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자율성 확보도 주요 공약이다. 보수당은 EU의 각종 규제와 법령이 영국의 주권과 자율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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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5-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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