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Q&A] 아프간 카르자이 反美발언 왜

[이슈 Q&A] 아프간 카르자이 反美발언 왜

입력 2010-04-07 00:00
수정 2010-04-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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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입지 불안… 생존위한 제스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연합군을 파견한 미국과 서방을 계속 ‘건드리고’ 있다. “나를 더 압박하면 탈레반에 합류하겠다.”라거나 “칸다하르 지도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작전을 펴지 않겠다.”는 말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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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지 덕분에 대통령이 된 카르자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 분야 전문가인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와 인남식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부터 아프간 정세의 향방을 들어 봤다.

Q: 카르자이가 민감한 발언을 계속하는 배경은.

유: 생존을 위한 게임이다. 카르자이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를 자꾸 흔들면 탈레반과 손잡을 수도 있다.’ 작년부터 미국이 전쟁 목표를 두고 탈레반 축출과 알카에다 축출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카르자이에겐 미국이 탈레반과 화해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반대로 탈레반을 완전히 소탕하면 그 다음 차례는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인: 미국은 내년에 철군하겠다고 공언한 데다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부패 해결과 부족 간 화합 등 강한 조건을 전제로 카르자이를 지지했다. 카르자이로서는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하면서도 어차피 재선에 성공한 마당에 미국의 ‘괴뢰’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우는 게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국내정치용이다.

Q: 아프간에서 카르자이 위상은.

유: 수도인 카불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 정도로 권력기반이 취약하다. 특히 치안악화와 부정부패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많다. 의회도 겉으로는 장악하고 있다지만 미국의 협상 파트너 지위를 상실하면 의회도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인: 파슈툰족 출신으로 친미 반탈레반 입장인 카르자이는 아프간 국민들에겐 대안이 없어서 인정하는 ‘차악’일 뿐이다.

Q: 서방이 카르자이를 통제할 수단과 대안은 무엇인가.

유: 미국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미국은 파키스탄 정보부에 공을 들여 다른 인물을 물색하고 있지만 일부 거론되는 군벌들도 대부분 이란과 연계되어 있는 북부동맹 출신이라서 미국이 꺼린다.

인: ‘치킨게임’이다. 미국과 카르자이는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과 벌이는 전쟁 승리를 위해 카르자이 협조가 필요하다. 미국은 무력과 경제지원이라는 수단을 쥐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필요로 한다.

Q: 미국과 유럽이 아프간에서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유: 미국에 아프간 전쟁은 송유관 전쟁이다. 카스피해의 석유를 유럽과 아시아로 보내는 송유관을 통해 중국과 인도를 견제하고 러시아의 유가 정책에 대항할 수 있으며 경제 파트너인 유럽에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 카르자이는 아프간 송유관을 건설한 석유회사 고문을 지냈다. 카르자이가 집권한 이후 송유관 건설은 빠르게 진행돼 거의 완성 단계다. 그런데 송유관이 지나는 아프간 남부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이 확대된것이 최근 대규모 군사작전의 배경이 됐다.

인: 미국과 유럽이 아프간에서 추구하는 기본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이 군사안보 중심이라면 유럽은 인권과 마약문제를 더 중시한다. 안정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미국은 군사적 성과를 통해, 유럽은 지방재건팀(PRT) 등을 통한 장기적 체질개선으로 목표를 이루려 한다. 비유하자면 수술치료와 방사선치료다.

Q: 파병 예정인 한국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 다른 나라는 군대를 철수하는 마당에 한국은 재파병을 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외세에 반감을 가진 세력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인: 개인적으론 미국의 접근법보단 유럽의 접근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한국군이 현지에서 민심을 얻고 대민활동을 통해 희망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표와 임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아프간에서 안전한 지역은 없기 때문에 교전수칙도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강국진 신진호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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