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총기난사범 왜 스트립바 즐겼을까

미군 총기난사범 왜 스트립바 즐겼을까

입력 2009-11-13 12:00
수정 2009-11-1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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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세상에(Oh my God)”

스트립댄서 제니 제너(31)는 지난 5일 TV에서 미군기지 총기난사 사건 보도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13명을 사살한 범인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은 그녀가 잊을 수 없는 ‘춤 서비스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내가 코앞에서 춤을 추는 내내 그는 깍지 낀 손을 뒤통수에 대고 있었고 만지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는 정중했어요.”

영국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는 하산이 미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인근 스트립바 ‘스타츠’에 지난달에만 3차례 이상 들른 단골손님이었음이 밝혀졌다고 11일 보도했다. 한번에 보통 6시간씩 머물면서 스트립댄서들의 춤을 지켜보곤 했던 하산은 범행 6일 전에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끔찍한 범행을 앞둔 시점의 이런 동선은 9·11테러범들의 행동과 비슷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9·11테러의 주범 무하마드 아타는 테러를 앞두고 4명의 공범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바에서 시간을 보냈고 다른 공범들도 플로리다에서 유흥클럽을 찾았다. 신문은 이들이 범행 전 미국문화의 타락상을 ‘견학’하면서 심리적으로 범행동기를 합리화하려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스트립바 지배인 매튜 존스에 따르면 하산은 지난달 30일 저녁 7시30분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혼자 와서 새벽 2시까지 머물렀다. 그는 보통의 젊은 군인들과 달리 숫기가 없고 말수가 적어 그런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다. 별실에서 50달러를 받고 하산 앞에서 춤을 췄던 제너는 그가 맥주를 한사코 사양하며 물만 마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는 댄서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어요. 결혼은 했는지 아이는 있는지 묻더라고요. 하지만 자신에 관한 질문에는 답을 안하더라고요.”

올해 39세로 미혼인 하산은 평소 신붓감을 찾기 어렵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 이슬람 중매 서비스 회사에 가입하면서 신부의 조건으로 이슬람 전통복장인 히잡을 쓸 것과 하루 5차례 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적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9-11-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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