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관료정치 등 강한 비판 잇따라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출범한 지 46일째, 자민당 정권 때에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던 ‘화끈한’ 광경이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중추적 역할은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를 비롯, 간 나오토 부총리, 오카다 다쓰야 외무상 등 정권의 실세들이 맡았다. 때문에 일본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실감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에 “나 자신과 각료들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설명한 뒤 “야스쿠니는 머리에서 지워버려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정권 출범 전부터 강조해오던 자신의 소신을 한층 원색적인 표현을 써서 분명히 밝힌 셈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중·일 양국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동중국해 시라카바(중국명 춘샤오·春曉) 가스전과 관련, 중국 측이 단독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며 신중한 대처방식을 제시했다. 또 “서로 협력해 채굴함으로써 동중국해를 ‘우호의 바다’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 원 총리도 일정한 동의를 표시했다. 하토야마 정권에 비판적인 산케이신문은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은 중국 측에 공동개발 협상보류로 인식될 수 있다.”고 비꼬았다.
간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도쿄도총지부연합회의 모임에서 관료들을 겨냥, “지혜,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관료들은 성적이 좋지만 상당한 바보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간 부총리는 “효과가 없는 투자를 해 온 일본의 재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며 재정구조개혁을 설명하면서 화살을 관료들에게 돌렸다. 또 “5000억엔을 투입하면 5000억엔의 효과를, 2조엔을 사용하면 최대한 2조엔의 경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관료가 말하더라.”라고 소개하면서 ‘상당한 바보’라는 노골적인 용어까지 동원, 유연한 발상의 부족을 강하게 지적했다. 국가의 예산과 외교 기본방침 등을 총괄하는 간 부총리는 조각 과정에서 관료의 개혁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관방장관을 희망했을 정도로 관료에 대한 불신이 컸다. 물론 탈관료정치와도 맞물려 있다. 간 부총리의 발언은 기자회견 금지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관료들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적잖다.
간 부총리는 최근 TV아사히의 프로그램에 출연, “자민당은 민주당과 달리 모든 정책을 관료에게 맡겨왔기 때문에 야당이 돼도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만들 수 없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hkpark@seoul.co.kr
2009-11-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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