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심신미약 말도 안돼”

“악마… 심신미약 말도 안돼”

입력 2009-10-06 12:00
수정 2009-10-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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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나영이 가해자 주장 일축

“그는 악마예요.”

법정에 선 여대생은 7년 전 악몽이 바로 어제 일인 양 몸서리치며 절규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연방법원에 증인으로 나온 엘리자베스 스마트(21)는 지난 2002년 14살 때 집에서 납치돼 9개월 동안 무자비하게 성폭행당하다 극적으로 구출된 여성이다.

이 사건은 어린 소녀가 피해자라는 점, 그리고 범인 브라이언 미첼이 주(州)법원에서 모르몬교 광신자란 이유로 ‘심신미약’ 판정을 받아 수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선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미국판 ‘나영이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특히 이날은 스마트가 사건의 진상에 관해 처음 공개적으로 입을 열어 관심이 집중됐다고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가 보도했다.

미첼은 주법원에서는 심신미약자라는 이유로 법정에도 서지 않았지만, 연방검찰은 그가 충분히 재판을 받을 만한 정신상태라며 법정 출석을 밀어붙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첼은 이날 손목과 발목에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서면서 모르몬교 찬송가를 부르는 등 ‘광신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스마트는 미첼을 ‘성욕에 굶주린 짐승’으로 묘사했다.

미첼은 ‘뻔뻔하게도’ 납치 당시 스마트가 침실 창문을 자발적으로 열어줬다고 주장했지만, 스마트는 단호하게 “아니다.(No)”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납치된 날 그는 나를 칼로 위협하며 결혼식을 강요했으며, 이후 매일 3~4차례씩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나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미첼의 변호인이 그녀를 제지하려 했으나, 판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미첼이 어떤 사람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사기꾼에다 사악하고 비열하고 치사하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인간”이라며 치를 떨었다.

미 연방의회는 2003년 스마트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전과자가 어린이를 납치하거나 학대할 경우 법원은 의무적으로 종신형을 선고하고 공소시효를 없애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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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9-10-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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