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국민들이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정기예금에 몰리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및 임금 등 장래의 불안에 대비, 저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개인의 정기예금 잔고는 195조엔(약 2574조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9% 증가했다. 7년만의 최고치다. 특히 정기예금은 매달 1조엔가량씩 불어나 올해 안에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01년 1월말의 201조엔을 돌파할 전망이다. 1년 미만의 단기 정기예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1410조엔 가운데 현금과 예금이 전체의 55.7%인 786조엔, 주식 및 출자금이 5.6%인 79조엔, 투자신탁이 3.3%인 47조엔을 차지했다. 저축 성향의 정기예금과는 달리 대체로 생활비로 쓰는 보통예금은 160조엔대로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일본 정부는 2002년 금융기관에 맡긴 돈에 대해 1000만엔 한도까지만 보장해 주는 ‘페이오프제’를 도입한 데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해 주식과 투자신탁 등 위험자산으로 개인자금이 쏠린 적도 있다. 때문에 2006년 정기예금 잔액은 한때 170조엔까지 줄었다.
그러나 2006년 일본은행이 통화량 자체를 늘리는 양적완화정책을 해제함에 따라 저축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10월 세계 금융위기 탓에 개인들이 주식과 투자신탁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2007년 6월 280조엔까지 팽창했던 개인의 주식과 투신 잔고는 지난 3월 126조엔으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2009-07-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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