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첫 정상회담… 위기 공조·발언권 확대 등 논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오히려 위상이 급부상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4개국이 처음으로 정상회의를 갖는다.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브릭스 4개국 정상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에 모여 4개국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개념 속에서만 머물러 왔던 브릭스가 처음으로 구체적 실체를 갖추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달러화 의존도 낮추자”
브라질의 호베르투 자과리비 외무부차관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릭스라는 이름이 경제와 금융 분야의 유사성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위기 공조 방안과 신흥국가들의 발언권 확대 방안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각도의 협력 방안 등도 주요 논의 의제로 대두됐다. 3월 말 현재 브릭스 4개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는 중국 7679억달러(약 967조원) 등 모두 1조 711억달러로 일본 등 G7 전체 보유액 9255억달러를 능가한다.
향후 4개국간 무역거래시 자국통화를 사용하거나 미 국채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안이 조심스럽게 거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달러화를 대체할 슈퍼통화 문제는 이번 정상회의 논의 대상에서 일단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체제화는 여전한 숙제
중국 언론들은 향후 브릭스 정상회의가 정례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분간 세계의 최대 관심이 경제 및 금융위기 해소에 모아질 것이 분명한 만큼 경제 및 금융분야에서의 이해가 일치하는 브릭스 국가 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장 정치 및 경제 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중국 칭화(淸華)대 교수는 “브릭스가 세계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브릭스 국가들 간에 투자 유치나 보호무역주의 등을 놓고 분쟁의 소지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중국과 인도, 중국과 러시아 등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 간에는 정치적 충돌의 가능성도 많아 같은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홍콩 봉황(鳳凰) 위성TV도 평론에서 “4개국이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일체로 발전하기는 요원하다.”며 “이번 정상회의는 단지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tinger@seoul.co.kr
2009-06-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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