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옛 소련 비판 금지” 특별위 구성, 캄보디아 ‘킬링필드’ 교과서 첫 발간
러시아가 자국에 불리한 역사 해석을 막기 위해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는 처음으로 ‘킬링필드’를 다룬 교과서를 발간했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해치는 ‘역사 왜곡’을 조사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군, 행정부, 정보기관이 참여하는 역사특별위원회 설치를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이는 옛소련에 소속돼 있던 국가 등 다른 나라들의 러시아 전체주의 비판 등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옛소련 통치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스탈린 시대의 배고픔을 자국민에 대한 ‘대량 학살’로 분류하는 시도를 했고 에스토니아는 붉은 군대 기념비를 수도 중심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폴란드는 옛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된 자국 정부 관료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에 골칫거리다.
국내적으로는 옛소련의 향수를 자극, 애국심을 이용해 정치적인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특별위 설치에 앞서 요시프 스탈린에 대해 관대하게 적고 있는 특정 교과서 사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반면 캄보디아는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는 대신 적극적인 과거사 청산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크메르루주 정권의 학살을 다룬 최초의 교과서를 20일 공개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노의 날’인 이날 유엔이 후원하는 전범 재판소 인근 훈 센 앙 스누올 고등학교에서 기념식을 갖고 학생 1000여명을 포함한 참석자 수천명에게 교과서를 나눠 줬다.
툰 사임 캄보디아 교육부차관은 “일부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은 몰랐던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의 아픔과 잔혹상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교과서 50만부를 학교 1000여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그동안 캄보디아 학교에서는 학살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학살에 연루된 인사들이 여전히 캄보디아 내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전범재판소 설치 이후 과거사 청산 움직임이 일면서 교과서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게 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9-05-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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