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고문 처벌 놓고 ‘갈팡질팡’

오바마 고문 처벌 놓고 ‘갈팡질팡’

입력 2009-04-25 00:00
수정 2009-04-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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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가혹 행위를 독립적으로 조사할 진실위원회 구성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부시 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조사위 설치는 실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 폴리티코가 23일(현지시간)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독립위원회 설치는 법률 메모 공개 여부를 검토하던 2주 전 백악관 내에서 진지하게 논의됐다.”면서 “하지만 이번 경우는 위원회 설치가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당초 오바마는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강조하며 고문 관련자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 유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충분한 조사와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진보 진영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지난 21일 “의회가 심층 조사를 고집할 경우 기존의 전형적인 청문회 형식에서 벗어난, 초당적 참여자로 구성된 위원회도 지지한다.”고 언급하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비쳤다. 당시 백악관은 이 위원회가 ‘9·11 테러조사위원회’와 같은 진실위원회 형태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립적인 위원회 설치가 자칫 정치 보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 기존 입장으로 돌아갔다. 상원 정보위원회가 자체 진상 조사를 펼치고 있는 만큼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공을 의회로 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독립적인 진실조사위 구성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해리 리드 상원의원은 이에 반대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뜻을 뒷받침했다. 리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보위 조사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문 내용을 담은 메모 공개 여부를 놓고 공개 전날인 15일까지도 백악관 내부에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은 공개를 반대했지만 에릭 홀더 법무장관, 데니스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장,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은 찬성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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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9-04-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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