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에서 미국식 ‘제멋대로 자본주의’에 대한 원성이 갈수록 높다.
이미지 확대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이런 가운데 금융위기 해법에 대해서도 유럽식과 미국식이 격돌하고 있다. 미국은 대형 금융기관 위주의 정책인 반면 유럽은 개인 고객에 맞춘 처방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액투자자 보호 등 투자심리 안정에 초점을 맞춘 각자도생(各自圖生)식의 유럽식 처방이 오히려 민간부문의 체질개선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다.
최근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설이 터져나오면서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아이슬란드는 9일 최대 규모의 은행 카우프싱을 비롯해 3대 은행을 모두 국유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은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앞다퉈 무제한 예금보장 조치를 취했다.
보스턴 칼리지 경제학 교수인 피터 아일랜드는 “유럽식 접근은 소규모 개인 저축자들을 우선 구제하고, 금융기관 구제는 후순위다.”면서 “미국과는 정반대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처음부터 메릴린치,AIG 등 대형 금융기관 구제에 먼저 나섰다. 시장의 반응을 최대한 살핀 뒤였다. 하원에서 한차례 거부된 7000억달러 구제 금융법안도 이런 차원이었다. 시장 실패를 납세자 개인에게 책임지울 수 없다는 게 하원의 거부 이유였다.
이에 대해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인 스테판 비엘마이어는 “국가 규제가 우선인 유럽식 경제모델은 경제위기 해법면에서 취약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은행 회계 규정, 대부 관행에까지 간섭하는 유럽식 모델이 위기 대응에 둔감하고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식 무간섭주의 경제정책은 정부통제를 받지 않는 헤지펀드, 무한 파생상품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낸 금융혼란의 ‘원흉’이다. 하지만 금융위기에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의외의 강점도 있다.
‘카우보이 자본주의:유럽식 신화, 미국식 현실’의 저자인 올라프 게르제만은 “규율은 산업화 시대에나 통했다.”며 “유연성과 프로페셔널리즘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미국적 방식이 비즈니스에 더 알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취해진 유럽의 예금보장 조치는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모두 금융시스템에 대한 상시적인 정부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공유하는 분위기라고 CSM은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8-10-11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