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회주의 버렸다

이집트, 사회주의 버렸다

최종찬 기자
입력 2008-06-13 00:00
수정 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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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가 사회주의 간판을 완전히 내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회주의 흔적인 사회 공안검사 제도를 없앴기 때문이다. 이로써 사회주의 시절의 법률적인 잔재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11일(현지시간)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www.mena.org.eg)은 “이집트 대통령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가 이날 ‘사회 공안검사’ 제도를 폐지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맘두 마레이 이집트 법무장관은 “이 조치는 자유시장 경제에 적합한 법체제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집트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모두를 경험한 독특한 나라다. 사회주의 체제는 1950년대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에 의해 도입됐다. 그는 당시 냉전 상황 속에서 비동맹노선과 아랍민족주의를 표방했으며 영국에 맞서 수에즈운하의 국유화를 단행했다.58년 시리아와의 합병으로 아랍연합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61년 시리아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아랍연합공화국에서 탈퇴한 데 이어 67년 3차 중동전 때 이스라엘에 시나이반도를 빼앗기면서 그의 아랍민족주의는 물거품이 되었다. 이 패배로 충격을 받은 나세르는 70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나세르의 뒤를 이은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은 자본주의 체제와 친서방노선을 지향했다. 구 소련보다는 미국 쪽으로 붙었다. 시나이반도를 얻어 홀로서기를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사다트는 78년 캠프데이비드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시나이반도를 되찾는 대신에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을 영토로 인정해 아랍 각국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 때문에 81년 무슬림 과격파에 의해 암살됐다.

사다트에 이어 대통령에 선출된 호스니 무바라크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실용주의 중립노선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발전과 국가안정을 기치로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해 5선에 성공하고 27년째 집권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식량위기로 인해 지금 최고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슬기롭게 이를 해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4월 개헌을 통해 사회주의 조항을 폐기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던 사회 공안검사 제도는 지금까지 유지해 왔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6-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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