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닉스호 발사 10개월만에 북극에 안착
25일 오후 7시53분(한국시간 26일 오전 8시53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숨죽인 채 대형 화면을 지켜보던 과학자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화성탐사로봇 ‘피닉스호’가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감속 과정을 견디고 화성 북극권 얼음 지역에 안착한 순간이었다. 연구팀 책임자인 배리 골드스테인은 “이처럼 완벽하게 성공할 줄은 몰랐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NASA의 한 관계자는 정확하게 예측 지점에 도달한 피닉스호의 착륙을 골프의 ‘홀인원’에 비유했다.
화성의 생명체 탐험에 새 장이 열렸다.AP,AFP 등 외신들은 피닉스호의 화성 극지방 안착을 ‘역사적 순간’이라 명명하며 화성 탐사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피닉스호가 착륙한 지점은 화성에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물의 존재는 곧 생명체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8월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피닉스호는 10개월간의 우주 비행 끝에 이날 화성에 도달했다. 지구로부터 7억 1100만㎞를 날아간 피닉스호는 시속 1만 9311㎞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속도를 시속 8㎞로 줄여 연착륙했다.
지난 1976년 쌍둥이 화성 탐사선 바이킹호 발사 이래 동력을 이용한 화성 연착륙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2004년 또 다른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낙하산과 에어쿠션을 이용해 착륙했다. 특히 극지방 탐사는 1999년,2001년 두 차례 추진됐으나 착륙에 실패한 탓에 이번 성공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피닉스호의 임무는 극지방 표면 아래 얼음으로 덮인 토양과 유기물을 분석,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가로 5.48m, 세로 1.52m, 무게 347㎏의 피닉스호에는 2.4m의 굴착기 팔이 달려 있어 깊이 30㎝까지 얼음을 뚫고 토양 등을 퍼올릴 수 있다. 과학자들은 2002년 극지방의 얕은 표토층 밑에서 방대한 지하 호수의 흔적이 발견되자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피닉스호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피닉스호는 착륙 직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화성 극지방의 표면을 근접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는 것으로 90일간의 탐사 임무를 시작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5-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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