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탁신 … 태국 ‘태풍의 눈’

돌아온 탁신 … 태국 ‘태풍의 눈’

송한수 기자
입력 2008-02-29 00:00
수정 2008-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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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국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태국의 망명 정객인 탁신 친나왓(59) 전 총리가 28일 다시 조국 땅에 돌아온 탓이다.17개월만에 귀국한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에 입을 맞추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잘못한 게 없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나라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냈다. 정치적으로도 숱한 업적을 남겼다. 정계엔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막강한 영향력에 비춰 ‘자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측근들이 만든 신당 ‘국민의 힘(PPP)’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올랐다. 최대 그룹의 소유주이기도 해 마음만 먹으면 정국을 좌지우지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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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17개월만에… 지지도 여전히 높아

이날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는 4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당신은 최고 지도자”“탁신을 사랑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뜨겁게 환영했다.

28일 AP·AFP통신에 따르면 탁신은 홍콩에서 입국한 직후 대법원에 출두했다. 사법당국은 국유지 불법매입과 일가가 소유한 SC자산운용의 주식을 은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탁신 부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도 “군부가 부패혐의를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2006년 9월 권좌에서 쫓겨난 탁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태국 아박센터가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66.5%가 탁신의 국정운영이 좋았다고 응답했다. 국민들은 경제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탁신이 다시 총리직을 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태국을 경제도약 국가로 이끈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탁신이 재임 때 저지른 비리에 대해 실망한 나머지 그의 세력화를 반대하는 국민들도 적잖아 태국 정국은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도 많다. 그러나 탁신은 법원에서 실형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부인 포자만이 남편에 앞서 귀국한 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전례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탁신 “정치 보복하지 않겠다”

탁신은 28일 법원을 나선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명예를 되찾으려는 것일 뿐, 그 어떤 누구에게도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또 다른 추측을 키웠다. 태국 정가에서는 탁신이 정계에 복귀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면을 받기 위한 모종의 협상을 왕실과 벌일 것이며, 의회와 정부 요직을 장악한 자신의 측근들을 앞세워 막후 실력자 행세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새 정부가 탁신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귀국을 허용했다고 판단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경우 방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터여서 어떻게든 태국 정국은 또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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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8-02-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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