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잇는 과도 체제될 듯
라울 카스트로(76) 국방장관이 예상대로 형인 피델 카스트로(82)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계자로 뽑혔다. 이에 따라 반세기만에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없는 국가 운영 실험에 들어갔다. 쿠바의회는 24일(현지시간) 라울을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BBC,AP 등이 보도했다.지난 1997년부터 후계자 수업을 착실히 받아온 라울은 형 피델이 2006년 7월 장 수술로 병석에 누우면서 권력을 잠정적으로 넘겨받은 뒤 지난 19개월 동안 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와 형 피델의 신임을 키웠다. 그러나 그도 고령이어서 젊은 세대를 발탁하기 전의 과도기적 집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라울, 피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권력 전면에서 은퇴한 피델은 국정 현안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막후에서 라울을 조종하며 쿠바 통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온건파이며 실용주의자인 라울 시대가 개막됨에 따라 국제사회는 쿠바가 중남미 반미(反美) 선봉에서 벗어나 개혁과 개방정책을 본격화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라울이 현상유지를 기조로 부분적이고 점진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델이 살아 있는 한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하기 힘들고, 게다가 2인자인 제1부총리에 혁명1세대이며 공산당 이념전문가인 호세 라몬 마차도(77)가 기용됐기 때문이다.
라울은 선출 직후 연설에서 “피델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인물로 육체적으로 우리 주위에 없을 때도 그가 남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해 피델 사후에도 그의 혁명이념을 계승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 제국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공개적으로 내정에 간섭해왔다.”고 비난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분석가들은 라울 체제가 출범 초기에는 혁명이념을 공고히 하고 경제난 타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감한 개혁·개방정책, 민주화는 체제 안정에 자신감을 얻은 후에 조금씩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혁개방정책, 과감하기보다 점진적일 듯”
미국의 쿠바전문가 줄리아 스웨이그는 “마차도의 중용은 피델이 추구해 온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성형 이화여대 교수도 “보수성향인 마차도의 기용은 이념적 균형을 맞춘 것”이라며 “라울체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카를로스 라헤(56) 부통령과 펠리페 페레스 로케(43) 외무장관 등 ‘젊은피’들을 시험해 그중 1명에게 권력을 넘겨줄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2-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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