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 대통령’(클린턴) 또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오바마)을 탄생시키는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은 두 캠프의 대결이 ‘추한’ 양상으로 흘러가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종 문제가 민주당 지지세력의 통합을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 전문방송인 CNN은 14일(현지시간) 인종 논란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생한 반응을 인터넷에 올렸다.
JD라는 시청자는 “문제를 처음 만든 쪽은 분명히 힐러리 캠프 아니냐?”고 힐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흑인 대통령의 당선을 ‘동화 같은 얘기’라고 폄하했고, 힐러리는 흑인인권법을 만든 사람은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아니라 백인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JD는 클린턴 부부가 ‘입에 걸레를 물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흑인이라고 밝힌 시청자 론울프는 “오바마가 힐러리의 발언을 왜곡했으며, 그것은 명백한 반칙”이라면서 “이런 섬뜩한 후보에게는 결코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라는 시청자는 “흑인이고 여성이고 나는 관심없다.”면서 “우리는 당신들이 앞으로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것인지를 앞고 싶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20/20이라는 아이디의 시청자는 “이번 대선에서 ‘인종 카드’가 나올 것이라고 모두 알고 있었고 그것이 현실화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존슨이라는 시청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려는 미디어에 정말 염증을 느낀다.”면서 “차라리 기사를 쓰지 말고 클린턴 부부와 오바마가 한 발언을 그대로 올려놓으라.”고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데니스라는 시청자도 CNN에 “정말로 중요한 정책과 이슈들이 많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제발 유권자들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흑인 비하 논란은 한국의 ‘지역 감정’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인종 문제가 얼마나 민감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가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만든다.
또 힐러리 캠프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뉴햄프셔 주 경선을 앞두고 열세를 느낀 클린턴 부부가 인종 문제를 슬쩍 건드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역대 미국 대통령 부부 가운데 가장 흑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는 두 사람이 흑인 라이벌을 누르기 위해 ‘인종 카드’를 빼어 들었다는 것이 정치와 선거의 비정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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