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침체 가속
지난해 여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강타했던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새해 들어서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올해 금리가 상향 조정되는 변동 금리부 모기지 대출규모가 무려 3620억달러(약 340조 461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고통이 아직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며 “올해 채무·채권자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에도 큰 고통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경제지표들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고용과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실업률이 5%를 돌파했다.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비제조업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인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세금 감면,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헤지펀드계의 큰손인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은 “미 경제가 조만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아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투자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9일 “서브프라임 사태가 올해에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실물경제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고희채 연구원은 “물가 상승압력, 주택시장 침체, 실물경제 지표악화 등 3중고로 미국에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는 “미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 인하와 부양책을 써도 약발이 안 먹힐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KIEP 이인구 박사는 이날 “미 경제에 서브프라임의 불안요인은 계속 남아 있겠지만 설비투자, 민간소비, 대외부문 호조로 볼 때 실물경제로 침체가 파급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2008-01-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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