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동료애로 매몰 공포 이겨냈다

뜨거운 동료애로 매몰 공포 이겨냈다

이재연 기자
입력 2007-10-06 00:00
수정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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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2㎞ 갱도 안에 갇혀 산소 부족,40도 가까운 고온으로 탈진 직전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은 침착하게 구출의 시간을 기다렸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지하갱도 붕괴로 고립됐던 광원 3200여명이 전원 무사히 구조된 것은 질서정연한 동료의식 덕분이었다.

로이터,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쯤 사고뒤 칼레톤빌의 엘란즈란드 광산 갱도에 갇혔던 광원들에 대한 구조작업은 4일 0시쯤에야 시작됐다. 광부들을 실어올릴 보조승강기는 한번에 75명씩만 구조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날 저녁 8시30분쯤에야 마지막 남아있던 광원들이 지상으로 올라왔다. 광원들은 만 이틀 가까이 지하에서 갇힌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지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동료들과 활짝 웃으며 포옹하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남아프리카통신연합(Sapa)은 광원들이 무리지어 기쁨의 환성을 지르거나 휘파람을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진한 광원들은 구출 뒤 대기하고 있던 응급차로 병원으로 실려갔다.

구조된 광원 중 한 명인 봉가니는 “어두운 고온의 지하갱도 안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고 악취가 발생하면서 금세 탈진했다. 하지만 먼저 나가겠다고 아우성치는 동료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는 캄캄한 갱도 속에서 침착하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일부 광원들은 민요 등의 노래를 부르면서 공포를 털어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어둡고 밀폐된 깊은 지하공간에서도 침착성을 잃지 않고 동료간의 다독임을 통해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가장 마지막으로 구조된 광원 리치맨 마넬리는 “바깥세상을 보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고 AFP통신에 안도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30시간 넘게 고통받았다.”면서 “음식과 물이 없어서 모두 탈진해 있었다.”고 아찔했던 칠흑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이보다 앞서 구조된 광원 그래니 마카드는 “끔찍했다. 산소도 충분치 않았다. 구조요원들이 환기갱도를 통해 음식물과 산소를 공급해 주려고 애썼지만 공포는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갇힌 광원들 대부분이 지하에서 생명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서로 위로했다.”고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남아공 광원들이 대규모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7-10-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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