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가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을 진정시킨 데 이어 아시아 증시에도 훈풍을 불어넣은 것이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위기로 야기된 이번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은 FRB 수장인 벤 버냉키 의장의 위기대처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금융학자 케네스 토머스를 인용,“중앙은행이 시장의 유동성 요구를 과소평가했다. 이는 버냉키 의장의 실수”라면서 “학자와 실무 전문가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가 이번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건실하며, 금융시장의 부침이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FRB의 재할인율 인하가 버냉키의 창의성과 융통성이 발휘된 작품이라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FRB의 구세력들이 버냉키의 반대를 물리친 결과라고 폄하했다.
이제 관심은 FRB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새달 18일 열릴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빼들 것인지에 쏠린다. 이는 대공황 연구의 대표학자로 지난해 1월 앨런 그린스펀의 뒤를 이은 ‘학구파’ 버냉키 의장의 실물 경제 위기대처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이기도 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위스는 “최근 사태가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버냉키는 전임자인 그린스펀처럼 영웅이 되겠지만 만약 판단이 틀려 미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단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