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힐 차관보를 싫어하나

일본은 왜 힐 차관보를 싫어하나

이도운 기자
입력 2007-02-20 00:00
수정 2007-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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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일본에서는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 들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국 사람들은 힐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그다지…”라고 말끝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 기자들뿐만이 아니다. 최근 주미 일본대사관에서는 “힐 차관보 때문에 곤란한 일이 많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관계자들이 많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힐 차관보를 싫어하는 것일까?

일본 기자들은 “힐이 일본보다 북한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지적했다. 북핵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납치 문제와 같은 일본의 우선적 관심사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2·13 합의에 따른 대북 지원에서 빠지기로 한 것도 힐 차관보가 만들어낸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는 것이다. 또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은 “힐 차관보의 대북 정책이 일본의 아시아 전략과 상충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반도와 일본 문제에 정통한 워싱턴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가 전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의 기본적인 아시아 전략은 미국, 호주, 인도와 손을 잡는 ‘4각 협력체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미·일·호주 3국간의 안보협력은 이미 구축됐고, 인도를 동참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특히 미·일·호주·인도 간의 4각 안보협력 체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대사관측은 오는 4월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기 전까지 ‘작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 전문가는 전했다.

특히 일본은 북핵 문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반대로 힐 차관보는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도 양측간의 상충점이라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일본측에서는 아시아지역 전체를 담당하는 힐 차관보가 북핵 문제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에 공백이 생겼으며, 그 공백을 미 국방부 쪽에서 메우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이 전문가는 전했다.

dawn@seoul.co.kr

2007-0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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