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울린 ‘이민법 청문회’

사나이 울린 ‘이민법 청문회’

안동환 기자
입력 2006-07-12 00:00
수정 2006-07-1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뉴욕 빈민가의 이탈리아계 이민 자녀에서 미 군부의 수장에 오른 피터 페이스 미국 합참의장이 10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해병대 출신의 현역 4성(星)장군이자 ‘철(鐵)의 남자’로 불리는 그는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민법 개정에 대한 전국 토론회의 하나로 ‘미국 군대에 대한 이민자들의 공헌’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그는 증언 도중 가난한 이탈리아계 이민자로 자신을 훌륭하게 키워낸 부친의 삶을 이야기하다 수차례나 증언을 멈춰야 했다. 청문회는 숙연해졌다.

페이스 합참의장의 부친은 1914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미국으로 이민온 뒤 뉴욕에서 전기공으로 네 자녀를 키웠다.

부친이 지은 ‘페이스(Pace)’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평화(peace)’를 의미한다.

페이스 합참의장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자랐다.1967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태국, 한국, 일본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9월 해병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합참의장에 올랐다.

그는 법대에 진학한 누나와 해사를 졸업한 뒤 자신과 같이 군에 몸담고 있는 형 등 남매들의 삶을 소개했다. 그는 “이 지구상에서 이민자들에게 이 같은 기회를 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증언을 마쳤다. 청문회장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페이스 합참의장의 인생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격찬했었다.

불법이민자 합법화를 적극 지지하는 에드워드 케네디(민주·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의회에 있는 동료 의원들이 이것(페이스 합참의장의 증언)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6-07-12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