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킹메이커는 경제

이탈리아 총선 킹메이커는 경제

윤창수 기자
입력 2006-04-07 00:00
수정 2006-04-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오는 9·10일 실시되는 총선을 3일 앞둔 이탈리아 정계가 인신공격과 비속한 설전이 오가는 속에 부동층 끌어안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좌파연합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와 우파연합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현 총리가 3일 가진 TV토론에서는 “술주정뱅이”“이용해 먹기 좋은 바보”와 같은 도를 넘은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미지 확대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3개의 방송사를 소유한 언론재벌로 TV토론을 적극 이용하고 있어 이번 총선은 ‘베를루스코니 오페라-제리 스프링어 선거’란 풍자도 있다. 제리 스프링어는 저질 폭로 발언이 쏟아지는 유명 토크쇼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프로디에 3.5∼5% 뒤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최장수 총리다.

두 사람은 1996년 총선 때 맞붙어 당시에는 프로디가 이끈 좌파연합이 승리했다.10년 만의 재대결에서 베를루스코니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경제.

지난해 이탈리아의 경제는 0%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언론인의 최소 80%가 좌익이라면서 신문의 비난에는 신경을 끄라고 국민들에게 일갈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나라가 둘로 나뉘어졌다.”고 한탄했다.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률은 높고 임금은 낮은 남부 이탈리아가 재기하지 못하면, 이탈리아 경제 전체가 수렁에 빠지리란 분석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국민 80%가 매년 평균 189유로씩 지불하는 재산세를 없애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내놓았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와 실업률, 정부 재정적자 확대는 베를루스코니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단지 그의 실정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디의 총리 시절부터 잠재해 온 이탈리아의 고질적인 경제 병폐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기업가 출신인 베를루스코니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믿었다.

게다가 다른 유럽 주변국들과의 경쟁력에서도 뒤처지면서 이탈리아인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이제 이탈리아인들은 이라크전을 지지한 베를루스코니와 달리 유럽과의 통합을 강조하는 볼로냐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프로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향을 빗대어 별명이 ‘볼로냐산 냉육’인 프로디의 선거 캠페인은 “진지한 정부”다.

TV에서 쏟아지는 베를루스코니의 요설(饒舌)에 시달린 이탈리아인들에게 그의 진지한 정책이 먹혀들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재벌인 베를루스코니와 달리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시절에 자전거로 출퇴근했던 서민적 면모도 프로디의 인기 요인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6-04-07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