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총리는 이날 밤 8시30분(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옴에 따라 다음 정부에서는 총리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면서 “총리직을 수용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회가 후임자를 뽑을 때까지 정부의 임시수반으로 남아 있겠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그는 후임 총리가 의회가 다시 열리는 30일 이내에 뽑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싸울 시간이 없다.”면서 “태국 국민들이 지난 일들을 잊고 단결된 모습을 보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탁신 총리의 이날 발표는 남부 후아힌의 해변궁전에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의 면담을 가진 직후 나왔다.AP통신은 3일 밤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당이 1600만표나 얻은 상황에서 사퇴할 이유를 못찾겠다.”며 야당의 사임압력을 일축했던 그가 불과 하루만에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신들은 정부여당의 수습노력에도 불구하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대규모 시위 재개를 선언하는 등 정국이 위기로 치닫자 푸미폰 국왕이 명예로운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탁신 총리는 지난 2월24일에도 푸미폰 국왕을 면담한 직후 의회해산 및 조기총선 계획을 발표했었다.
탁신 총리가 이끄는 집권 타이락타이당은 지난 2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57%의 지지를 얻었지만 주요 야당이 선거참여를 거부한 데다 수도 방콕 등에선 ‘반쪽 총선’에 항의하는 무더기 기권표가 나와 궁지에 몰렸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