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두얼굴

프랑스의 두얼굴

안동환 기자
입력 2006-04-03 00:00
수정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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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은 주중엔 사회주의자이지만 주말에는 자본주의의 모든 혜택을 누리고 싶어하는 시장주의자가 된다.”

영국의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프랑스의 두 이야기’라는 특집을 통해 최초고용계약(CPE) 파문을 둘러싼 이 사회의 양극화와 상호 모순적인 현상에 대해 집중 분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고교 졸업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만 치르면 진학할 수 있는 ‘보통 대학’ 학생들과 달리 ‘그랑제콜’ 학생들은 전혀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그랑제콜은 바칼로레아에서 고득점을 받고도 2년동안 대학 준비반을 거쳐 콩쿠르(시험)에 합격해야만 입학할 수 있다.

대표적인 그랑제콜로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등이 졸업한 국립행정학교(ENA), 장 폴 사르트르, 앙리 베르그송 등 유명 석학들을 배출한 에콜 노르말 쉐페리외르(ENS)가 있다.

그랑제콜 학생들은 “개혁을 거부하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리·소르본 등 보통 대학과 달리, 그랑제콜 학생들은 취업을 걱정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돈까지 건넨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랑제콜 졸업생의 96%는 2년만에 정규직이 되며 평균 연봉은 3만 6600달러(약 3660만원)이다. 반면 일반 대학은 겨우 45%만이 정규직이 되고 연봉도 2만달러가 되지 않는다.15∼24세 젊은이의 64%는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신세다.

여론조사 기관인 글로브 스캔은 지난 1월 20개국 국민의 자유시장 체제 선호도를 조사했다. 가장 나은 시스템으로 자유시장 체제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프랑스 국민의 36%가 “그렇다.”고 답했고 50%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중국인(74%), 아프리카 케냐(59%)와 나이지리아(66%)보다 더 낮았다.

격렬한 시위로 봉쇄된 소르본 대학 인근의 맥도널드 식당 유리창은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는 구호와 함께 박살 났다. 이코노미스트는 그 학생들도 주말이면 맥도널드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으며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있으며 일부 시위대가 약탈한 물품에는 삼성과 노키아 휴대전화 등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6-04-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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