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7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무장 괴한에 의해 피랍돼 생존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프리랜서 여기자 질 캐럴(28)이 30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쌍둥이 동생 케이티가 알아라비야 방송에 출연, 석방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 지 하루 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이다.
그녀는 미군의 경계가 펼쳐지는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미국 관리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니파 정당인 이라크 이슬람당 소속 나시르 알 아니는 “정체 불명의 한 조직에 의해 바그다드 서부의 당 사무실에 그녀가 넘겨졌으며 이후 우리가 미국인에게 인도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석방 직후 캐럴은 건강한 모습으로 녹색 히자브를 둘러쓴 채 인터뷰하는 장면이 바그다드 TV를 통해 방영됐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으며 방과 화장실만 오가도록 통제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보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웠던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하루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힌 그녀는 이날 갑자기 풀려난 이유에 대해서도 알 길이 없다고 답했다.CSM측은 인질 억류 단체와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미 CNN이 전했다.
케이티는 전날 방송에서 “그녀를 혹시 본 분은 그녀가 얼마나 멋진 여인이며, 무고한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얼마나 은총에 가득 찬 행위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밤마다 언니에 대한 악몽을 꾼다는 말도 전했다.
캐럴을 납치했다고 주장해온 ‘복수 여단’은 여러 차례 시한을 연장하면서 이라크에 수감돼 있는 모든 여성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그녀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납치 당일 그녀는 수니파 고위 정치인 아드난 알 둘라이미와의 인터뷰를 위해 바그다드 서쪽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돌아가려다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캐럴은 지난 8일간 석방된 서구 인질 가운데 네번째 사람이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