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기자나 각종 행사에 참석한 청중들로부터 즉석 질문을 받기 싫어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부시 대통령은 늘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좋은 질문’만 하는 지지자들을 상대로 유세를 벌였다는 비판을 민주당측으로부터 받아왔다.
또 부시 대통령은 같은 재임기간 중에 가장 기자회견을 적게 한 대통령으로 손꼽힌다고 미 언론들은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며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 부시 대통령이 최근 공개적인 행사에서 청중들의 질문을 받고 있으나 결과는 그리 탐탁지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오히려 부시 대통령의 답변이 ‘의외의 뉴스’를 양산해 백악관 참모들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청중의 질문에 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국제문제협의회(WAC) 연설부터라고 한다. 잇따른 악재로 지지율이 최악의 상태로 빠진 부시 대통령은 입을 열어도 더 이상 손해볼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WAC 연설 1주일 전에 열린 외교협회(CFR) 행사에서는 전통처럼 된 질의응답을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WAC에서 이라크 전에서 ‘희생된 이라크인이 몇 명이냐.’는 질문에 “3만명”이라고 대답하면서 논란을 초래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민간인 피해규모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백악관 보좌진은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희생자 수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찾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또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템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부시 대통령은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할 확대를 지지하며 현지의 유엔평화유지군 규모를 늘리는 것에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부시 대통령이 받은 질문은 수단이 아니라 우간다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또한 다르푸르 대책은 유엔과 국무부가 계획하던 내용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당시 발언으로 미국의 새로운 수단 정책이 공식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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