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성병과의 전쟁

英 성병과의 전쟁

박정경 기자
입력 2006-02-13 00:00
수정 2006-02-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영국이 ‘성병과의 전쟁’에 나섰다. 가정에서 성병 여부를 손쉽게 알아볼 수 있는 진단키트를 슈퍼마켓과 이·미용실, 주유소 등에서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최근 몇년새 10∼20대에서 성병 감염률이 치솟자 보건부가 수백만파운드를 들여 조기진단 및 예방에 나섰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12일 보도했다. 이들 젊은 세대는 병원에 가길 꺼려 감염 여부를 모른 채 병을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수십년간 성병이 꾸준히 증가해 지금은 한 해에 약 7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독은 1421%, 가장 일반적 성병인 클라미디아(비임균성 요도염)는 217% 늘어났다. 헤르페스는 지난 2004년 약 1만 7000명이 걸렸고 임질은 2만 1000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에서 성병이 1980년대 들어 다소 수그러들다가 노동당 집권기에 다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성관계가 활발해지면서 성병 감염을 주도하고 있다. 클라미디아는 16∼19살 소녀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며 20∼24살 남성에게도 흔하게 나타난다.

당국의 가장 큰 우려는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여성들이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보건부는 클라미디아를 잡아서 불임률만 낮춰도 사회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진단의 일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캐럴라인 플린트 보건장관은 “성병 진단을 금기시하지 않고 마치 몸무게나 과일섭취량을 재는 것처럼 편하게 인식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또 진단과 치료를 한 곳에서 받도록 하는 ‘원스톱 클리닉’에 1억 3000만파운드(약 234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보건부는 콘돔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달라고 재무부에 요청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2006-02-13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