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혼수상태… 산소호흡기에 달린 중동평화

샤론 혼수상태… 산소호흡기에 달린 중동평화

윤창수 기자
입력 2006-01-06 00:00
수정 200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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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정착촌 철수, 집권당 탈당 등 정치 생명을 건 ‘뚝심’을 발휘하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4일 밤(현지시간) 뇌출혈로 쓰러졌다.

총리실은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가 총리권한을 대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메르트 부총리는 5일 오전 비상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이후 정국변화에 대비했다. 세계의 눈은 ‘샤론없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 그의 퇴장은 이스라엘 정계뿐 아니라 현재의 중동 정세에 불가피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샤론 총리는 4일 오후 11시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대뇌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으로 이송됐다.7시간의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하사다 병원의 숄로모 모르 요세프 박사는 “총리는 위독하긴 하지만 안정된 상태”라며 향후 24시간은 ‘깊은 혼수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뇌출혈은 신당 카디마당의 총선작업을 지휘하다 축적된 과로 탓으로 알려졌다.

강경파의 상징이던 샤론은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해체를 조건으로 독립을 제안한다.”는 승부수를 던지며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했다.11월엔 이·팔 평화 정착을 목표로 리쿠드당을 탈당, 카디마당을 창당했고 여기에 노동당의 온건파인 시몬 페레스 전 총리가 가세했다.3월 총선에서 극우 강경파인 리쿠드당을 누르고 평화 노선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구심점을 잃은 카디마당은 존립조차 불확실해졌다. 샤론의 부재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로드맵’은 긴 동면(冬眠)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설령 그가 복귀해도 협상을 강력히 밀고나갈 리더십의 균열은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동 ‘강경파’득세 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강경파 출현의 가능성이 높아져 중동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네타냐후 전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팔레스타인도 최근 지방의회 선거에서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가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의 파타당을 눌렀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총선도 불투명해졌다. 최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동예루살렘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투표 문제가 미처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영국의 BBC는 “불투명한 이스라엘의 미래와 정치적 혼란을 틈탄 이슬람 무장단체의 부상이 중동 전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팔 급진파 “샤론 중태 신의 축복”

샤론 총리의 위중한 건강상태가 알려지자 각국의 움직임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샤론 총리를 “용기와 평화의 남자”라고 치켜세운 뒤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7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 양국 정상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중동방문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하지만 급진적인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위기에 처한 샤론의 건강 상태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비아냥댔다. 팔레스타인 해방대중전선 지도자인 아흐메드 지브릴은 “신은 위대하며 학살자에게 정확히 복수를 하신다. 새해 선물을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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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 윤창수기자 sunstory@seoul.co.kr
2006-01-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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