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前관방 총리 물망
|도쿄 이춘규특파원|‘포스트고이즈미 경쟁 용납 못해.’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8일 우정민영화법안 참의원 부결을 빌미로 중의원 해산을 단행한 것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자신의 정국 장악력이 약화되며 ‘포스트 고이즈미’가 부각되자 이를 일소하기 위해 중의원 해산을 했다는 것이다. 역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위기의식을 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이즈미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은 9월11일 중의원 총선거를 계기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 초반 분위기가 자민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들은 9일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행태를 맹비판,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선도하는 양상이다.“협박적 수법을 논외로 하더라도 대통령적 총리”(도쿄신문),“자민당은 4년 전 지지기반 붕괴에 따른 위기감에서 고이즈미라는 극약을 삼켰을 때부터 파탄의 초읽기를 시작했던 셈”(아사히신문)이라는 등 상당히 비판적 논조다.
나아가 중의원 해산을 ‘자폭테러 해산’‘집단자살 해산’ ‘화풀이 해산’ 등으로 혹평하며 정계 재편을 촉구하고 있다.
●숨죽인 자민당 내 차기 주자들
자민당 내에서는 중의원 해산 직전까지도 중진들이 나서 해산 대신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고이즈미가 물러나고 자민당의 총재를 다시 뽑아 새로운 연립정권의 수장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이 때 유력한 차기후보로 거론된 인물이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다. 그가 대미·대중·대관료 관계가 좋은 화합형 리더십을 갖췄다는 점에서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간사장 대리는 대중적 인기를 앞세워 고이즈미 총리가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를 전제로 유력한 차기후보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국민의 재평가를 받겠다고 나서 후쿠다 전 관방장관을 포함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총선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압도적 과반이나,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얻으면 고이즈미 총리가 유임될 수도 있다. 근소한 차로 이길 경우에는 당내 쿠데타설이 나돈다. 분열적인 그의 리더십에 질려버린 다수가 중의원 본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총리로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연립여당이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즉각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로선 후쿠다 전 장관, 아베 간사당대리와 아소 다로 총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 등이 유력한 차기후보군이다.
●자민당에 불리한 선거 국면
반면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얻거나 과반에는 못미쳐도 제 1당을 달성하면, 민주당이 총리를 배출할 수 있다. 이 경우 선대본부장인 오카다 가쓰야 대표가 총리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부본부장인 오자와 이치로 부대표도 오카다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있고, 자민당 반대파와 연이 깊어 경우에 따라 총리 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
반대파를 최대한 늦게 공천에서 배제, 신당을 만들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전략을 바라보는 여론도 따뜻하지 않다. 접전시 절대적인 후원자인 공명당이 ‘고이즈미의 독단정치’에 위기감을 느껴 민주당에 보험을 드는 선거전을 치를 수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국익보다는 개인의 원한을 우선한다.”는 여론도 변수다. 고이즈미가 20대 후반 처음 출마했을 때 지역구 우체국장의 반대운동으로 낙선, 당시의 원한으로 우정민영화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taein@seoul.co.kr
2005-08-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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