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남미 달래기 나섰다

美, 중남미 달래기 나섰다

입력 2005-04-28 00:00
수정 2005-04-2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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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뒷마당’격인 중남미 단속에 나섰다.26일(현지시간) 브라질에 도착한 라이스 장관은 30일까지 콜롬비아, 칠레, 엘살바도르를 차례로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민주주의 확산과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체결을 통한 교역 확대, 지속가능한 발전 모색 등이 순방의 목적이며 마약거래와 범죄 단속, 빈곤 탈피, 교육 개선, 환경 보호 등이 구체적인 의제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의 ‘발표되지 않은 임무’는 중도좌파 정권들이 속속 등장한 중남미 지역에서 확산돼 가는 ‘반미 감정’을 완화해 미국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의 갈등, 콜롬비아 내전상황 격화, 에콰도르 등의 정치적 위기, 중국의 경제적 진출 확대 등으로 인해 중남미 지역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도권 인정”

라이스 장관의 첫 방문지인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중남미에서 나타나는 ‘위기 신호’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브라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인정했다.”면서 “라이스의 방문은 지난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예방적 조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베스를 룰라로”

미국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온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의 첫 중남미 순방을 전후해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28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장과 아바나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확정했다. 이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난폭하고 비민주적인 베네수엘라 체제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차베스 대통령에게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차베스는 라이스 장관이 남미 순방길에 오르기 전인 지난 22일 미국과 35년간 유지해 온 군사교류를 파기한다는 ‘폭탄선언’으로 맞섰다. 이틀 뒤 차베스는 방송 연설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할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내부의 반(反)차베스 세력을 지원하는 공작과 중남미에서 ‘차베스 따돌리기’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미 정부의 의도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룰라화(化)’하는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고 중남미 지역 전체에 불안정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브라질의 루이즈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처럼 어느 정도의 독자노선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커져가는 중남미 정세

미국은 차베스 정부가 러시아 등으로부터 도입한 소총, 헬기 등이 콜롬비아 반군 등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 200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민중 봉기로 축출돼 지난주 브라질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 미국은 내년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볼리비아와 아이티에서도 시민 시위로 인한 내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좌파가 점차 세력을 확산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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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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