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적에 ‘환호’ 비보에 ‘눈물’

日, 기적에 ‘환호’ 비보에 ‘눈물’

입력 2004-10-29 00:00
수정 2004-10-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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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니가타현 주에쓰지진이 6일째를 맞은 28일 일본 열도는 여진공포 속에서 휴먼드라마에 온통 시선이 쏠려 희비 쌍곡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날 지진 산사태 현장에서 92시간 만에 두살배기 미나가와 유타군이 바위와 토사의 보온효과 등 ‘기적의 조건’에 따라 극적으로 구조돼 1억 2000만 일본인들이 환호한 바 있다.

유타군은 구조 이틀째인 이날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을 받아 탈수증과 저체온증이 해소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 열도에 기쁨을 선사했다. 유타군은 이날 아버지(37)·의료진과 건강하게 말도 주고받았다.

반면 전날 모친(39)이 숨진 채로 수습된 데 이어 유타군의 누나 마유(3)양도 이날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인들의 눈물 샘을 적셨다.

구조대는 이날 정오 직후 마유양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철야로 진행한 구출 작업을 중단했다. 현장의 의사는 “다리를 만져보니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수직으로 처박힌 차체의 맨 아랫부분이 돌더미에 눌리면서 끼여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날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험을 무릅쓴 아슬아슬한 구조작업이 이뤄져 유타군을 살려낸 구조대원들의 활약상도 부각됐다. 유타군을 구조할 당시 현장에서는 1차 지진 때 산사태로 무너져내린 거대한 바위들이 여진 때마다 흔들려 TV생중계를 보던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특히 1995년 1월 한신대지진 이후 대형 지진재해에 대비해 설치된 124명 규모의 재난구조대 중에서 17명이 유타군 구조현장에 파견돼 맹활약한 것도 찬사를 받았다.

지진 6일째를 맞았지만 여진경고도 여전하다. 기상청은 이날 “앞으로 3일이내에 진도 6강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확률이 20% 정도”라며 엄중 경계를 요구했다.23일 진도 6강의 첫 지진이 일어난 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진도 500회를 넘어섰다.

안타까운 사망소식도 이어졌다. 지진 이후 줄곧 차내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48세 주부가 과로성 스트레스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이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진 피난생활 중 차내에서 숨진 사람도 3명이 됐다.

taein@seoul.co.kr
2004-10-29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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