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27일 오후 부산의료원에 마련된 고 김선일씨…
27일 오후 부산의료원에 마련된 고 김선일씨 빈소에서 사촌형 김진학씨가 고인의 유품을 공개하고 있다.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A씨는 인터뷰 내내 격분한 목소리였고 목이 잠겼다.김선일씨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참한 젊은이라 여겼고,김씨 실종 이후 행방을 찾으려 노력했기에 누구보다 심리적 충격은 큰 듯했다.A씨가 전해온 사건의 전후 사실·관계 가운데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부분들이 적지않다.
그는 특히 알자지라가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5시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기 전에 속보 형태의 1보를 뉴스에 내보냈다고 전했다.그는 “비디오 테이프가 방송되기 전에 이라크인 친구가 ‘한국 사람이 억류됐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오더라.’라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팔루자는 우리의 과천이나 마찬가지다.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공무원과 정보원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다.(나는) 팔루자 지역의 이맘(이슬람 종교지도자)이나 이슬람 사원 관계자와 가까운 편이다.그들은 운전기사의 생존 얘기까지 포함해 알려주었다.
후세인 정권 하의 관리·지도자 55명이 수배범으로 지명된 뒤 이곳에는 현상금만 노리는 단순 강도 단체들이 많다.이 단체들은 정치적 성격의 지하 무장단체들과 서로 연결된다.김씨를 납치한 단체는 APTN 비디오 테이프만 보더라도,자신들이 가장 적대시하는 미국에 김선일씨가 협조하는 일을 하는 것을 알았다.거기에다 18일 한국이 추가 파병을 발표했다.이 모든 것이 김씨가 (과격 무장단체로) 넘겨지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가나무역이 표적이 될 것이라는 말을 어느 정도로 했나.
-대사관도 내 말을 듣고 김천호 사장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줬을 정도다.김 사장한테도 얘기했다.그러나 김 사장은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대사관에 고자질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뒤에 김선일씨가 찾아와서 “김천호 사장이 형님 말씀을 곡해하는 것 같더라.”라고 위로하더라.
김씨가 실종된 뒤 “선일이가 어디에 갔느냐.”고 몇 차례 물었으나,김천호 사장은 그냥 ‘(리브지) 베이스 캠프에 있다.’고만 했다.그래서 배신감을 느꼈다.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김씨의 실종과 관련해 함구령을 내렸다.
미군측 정보 전달자의 신뢰도는.한국 쪽에는 알리지 않았을까.
-미군의 모든 정보는 미군 임시행정처(CPA)가 주관한다.거기가 아니면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겠는가.김천호 사장은 평소 미군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는다.그렇다고 김천호 사장의 미국쪽 채널이 상부에 다 보고했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미군은 좋은 일도 하지만,전쟁 중에 복잡한 사안을 덮어두는 경향이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4-06-28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