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김천호사장 ‘입열면 거짓말’ 왜?

[김선일씨 피살] 김천호사장 ‘입열면 거짓말’ 왜?

입력 2004-06-24 00:00
수정 200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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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에 휘둘린 인질석방 협상’.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들이 지적하는 사항이다.언론도,국민도 민간업체 사장의 말 한마디에 왔다갔다 했고,정부의 위신도 깎일 대로 깎였다.

특히 김씨가 소속된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행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직원 김씨가 납치된 뒤에도 주 이라크 한국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고,뒤늦게 알린 뒤에도 납치 시점과 미군과의 접촉 사실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해 헷갈리는 진술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모습
 김선일씨를 납치한 ‘유일신과 성전’ 소속 테러범들이 김씨를 살해하기 직전 모습.붉은 천으로 눈이 가려진 김씨가 공포에 휩싸여 절규하고 있다.테러범들은 “한국의 군대는 이라크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 방송을 보도하는 SBS화면 촬영
마지막 모습
김선일씨를 납치한 ‘유일신과 성전’ 소속 테러범들이 김씨를 살해하기 직전 모습.붉은 천으로 눈이 가려진 김씨가 공포에 휩싸여 절규하고 있다.테러범들은 “한국의 군대는 이라크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 방송을 보도하는 SBS화면 촬영
여기에다 이라크에 진출한 민간 경호업체 NKTS 최승갑 사장은 정부를 배제한 채 협상했다며 ‘요구시한’ 연장을 받아냈다고 자랑했다.모두가 적지 않은 혼선을 빚게 한 요인이다.이들이 이런 얘기를 했을 때 김씨는 이미 싸늘한 시체였다.

허위 진술에 낭패

테러단체가 김씨를 납치한 시점과 협상 기간은 납치 목적과 협상 조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하지만 김천호 사장은 허위 진술로 일관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가장 가깝게 알 수 있는 사람의 허위 진술로 낭패를 봤다.”고 후회했다.

23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예방을 받은 김원기 국회의장은 “김 사장이 문제가 많은…”이라며 “개인 회사에서 납치 사실을 대사관과 정부에 즉각 신고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측의 사실 은폐 의혹

미국측이 김씨 피랍 사실을 은폐했느냐도 파병을 앞둔 우리로선 매우 민감한 문제다.파병 반대론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피랍 사실을 김 사장에게만 밝히고 우리 정부엔 통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당초 “20일 팔루자를 방문,미군으로부터 김씨 피랍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22일 현지 대사관과의 최종 진술에서 김 사장은 원청업자인 바그다드 국제공항의 공항물품 서비스(AAFES)측에 피랍 가능성을 물어봤을 뿐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측은 사건 공개 뒤 이라크 현지 우리군 관계자가 다국적군 사령부(MNF-1)협조장교,미 정보처 등에 알아봤으나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미 국방부,중부 사령부 등도 CNN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강도인질사건으로 알고 교섭”

김 사장은 진술서에서 “김씨 피랍이 확인된 뒤 테러단체와 잘 아는 변호사를 만나 석방을 요청했지만 테러단체로부터 사건을 경찰이나 대사관에 알리지 않는 게 잘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김 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4차례 대사관을 방문하면서도 김씨 상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주 이라크 대사관측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지난 2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단체와의 협상에서 과일까지 사들고 갔을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직원의 무사 석방을 위해 대사관에도 알리지 않고 독자해결을 시도했을 수 있다.하지만 우리 대사관에 알릴 경우 자신의 현지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음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어떤 속사정이 있는지는 김 사장만이 알 일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2004-06-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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