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문 논거 풀어 낼 독해력 필요

제시문 논거 풀어 낼 독해력 필요

입력 2006-11-23 00:00
수정 200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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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타인의 생각을 이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이다. 타인의 생각은 흔히 제시문 형태로 제공된다. 따라서 논술은 바로 이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확한 독해란 막연하게 제시문의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논지를 파악하는 것만이 아니다. 제시문의 논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정확한 독해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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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기 위해서는 제시문의 논지를 논리적으로 독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리적인 독해란 제시문의 저자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그 근거까지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대학에서 출제한 논술 문제들을 살펴보면 특정 제시문의 관점에서 다른 제시문을 비판, 옹호, 분석하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제시문의 주장뿐 아니라 근거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판, 옹호, 분석의 대상은 주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논리적 독해 할 줄 알아야 논리적 쓰기 가능

논리적인 독해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타인의 글을 논리적으로 독해할 수 있는 학생만이 자신의 글 역시 논리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인 독해 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은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이 과연 논리적으로 잘 쓴 글인지 못 쓴 글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타인의 글의 논리성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 없는 학생이 자신의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논리적 독해는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글을 보는 안목을 키워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논리적 글쓰기를 가능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논술의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논리적 사고력 키우기 위해 제시문과 토론하라

논리적 독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토론식 수업이 논술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토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시험을 눈앞에 둔 학생들이나, 토론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토론식 수업은 그림의 떡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해결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도 토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학습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제시문과 토론하는 것이다. 제시문의 견해가 과연 타당한지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해 보자. 제시문의 견해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분명한 근거를 갖춰서 비판해 보자. 반대로 제시문의 저자라면 그러한 자신의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해 보자. 이런 연습을 틈틈이 해준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논리적 사고력이 부쩍 늘게 될 것이다.

논리적 글쓰기 연습해야, 좋은 글 베껴쓰는 것도 좋은 방법

논리적 독해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갖춰졌다고 해서 논술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논술은 궁극적으로 논리적 글로 귀결되어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문어(文語)와 구어(口語)가 다르다는 것부터 명심해 두어야 한다. 논술은 문어체로 써야 한다. 문어체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절대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법이다. 문법에 어긋난 글을 우리는 비문(非文)이라고 한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쓴 글이 비문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어가 없는 글,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글, 타동사를 썼는데 목적어가 없는 글, 이런 글들은 모두 비문이다. 비문을 쓰게 되면 채점자에게 처음부터 안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절대로 비문은 쓰지 말아야 하며, 정확하게 문법에 맞는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두 번째 요소는 적절한 어휘의 사용이다. 학생들의 글을 읽다 보면 어휘력 부족을 실감하게 된다. 어휘를 늘리는 방법은 독서인데 절대적인 독서량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자신의 글 안에서 적절한 어휘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표현의 중복이 계속되고 부적절한 표현이 다반사다.

논리적 글쓰기에 있어서 마지막 단계는 글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사실 학생들이 글을 못 쓰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글의 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은 본인이 글을 못 쓰는 이유가 스스로의 지식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식이 부족하면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머리 속에 지식이 있어도 그 지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놓아야 할지 모른다면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논술은 논리적 글이어야 하기 때문에 글의 체계 역시 논리적이어야 한다.

단기간에 문법에 맞는 문장을 쓰는 실력을 갖추고 어휘력도 늘리면서 글의 체계 역시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글을 베껴 쓰는 것이다. 이때 좋은 글이란 문학적인 표현이 뛰어난 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 쓴 글을 말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교과서에 나오는 글들은 내용상으로도 논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제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학생들이 베껴 쓰기에 가장 적당한 글이므로,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2006-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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