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부산 랜드마크 사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부산 랜드마크 사태/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2-06-02 00:20
수정 2022-06-02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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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오면 경기 동탄부터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처음엔 지상 123층 높이 555m 건물이 낯설었지만 이젠 서울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려 주는 랜드마크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에서 “장부상으로는 (투자금) 회수 불가일지 몰라도 장구한 세월에 걸쳐 얻는 무형의 이익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썼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건설에 든 비용은 4조 2000억원이다.

부산의 랜드마크는 지상 101층 높이 411m의 엘시티다. 해운대구에 주거시설(85층) 건물 2개와 함께 2019년 건설됐다. 부산의 랜드마크는 옛 시청 부지가 있던 중구에 건설될 롯데타워가 될 뻔했다.

롯데그룹은 2000년 지상 107층 높이 428m 건물을 짓는다며 땅을 사들였다. 백화점은 2009년 개점했으나 타워 건설은 지지부진했다. 부산시는 백화점 등 상업시설에 대해 내린 임시사용 승인을 1~2년 단위로 연장했다. 롯데는 2019년 사업성 등을 이유로 지상 56층 높이 300m로 타워 설계를 변경했지만 공사는 여전히 부진했다. 결국 부산시는 지난 1월 ‘임시사용 기간 추가 연장 불허 검토’를 꺼냈고 5월 31일로 사용 승인이 끝났다. 백화점 등은 어제부터 문을 닫았다.

건물 높이가 높아지면 공사 기간, 비용이 늘어난다. 안전도 문제다. 롯데월드타워를 지어 본 롯데그룹으로서는 초고층 건물을 짓기가 부담스러웠을 테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다. 부산시는 구도심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 측 요구를 들어줬다. 부산시민은 20년 이상 공터만 봤다.

현대자동차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사들인 서울 삼성동 사옥 건설 현장에는 ‘105층 원안대로 건설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대차는 지상 105층 561m 1개 동이 아닌, 50층 3개 동으로 바꾼 안을 고민 중이다. 서울시는 설계 변경에 유연한 입장이지만 강남구청은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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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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