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황당한 자전거 횡단도/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황당한 자전거 횡단도/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6-08 23:34
수정 2017-06-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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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인이 사진 한 장을 보여 주며, 사진 속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사진은 광화문 사거리 종로 쪽에서 서대문 쪽으로 가다 보면 중간 지점에 있는 교통섬으로 횡단보도와 자전거 횡단도가 나란히 있는 곳이다. 올 3월 한국으로 전근을 온 이 외국인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자출족’으로 이 길을 이용한다고 한다.
황당해할 법도 했다. 횡단도를 타고 건너 가려면 교통섬에 가로막혀 자전거의 직진 통행은 불가능하다. 덕수궁 앞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도 마찬가지다. 횡단도를 건너 차도를 타려면 좌회전해야 하지만 바닥에 진입을 알리는 화살표는 없다. 보도로 올라서려면 내려서 끌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턱이 너무 높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가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사진처럼 자전거 횡단도가 별도로 있는 횡단보도라면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횡단도를 지나거나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걸어서 건너는 것이다. 둘째, 자전거 횡단도가 없는 보통의 횡단보도라면 반드시 끌고 건너게 돼 있다. 자전거는 법률상으로 자동차와 같은 ‘차’로 분류돼 있어 보도에 오르려면 자전거에서 내리게 돼 있다.

1300만명인 자전거 인구는 날로 증가 추세다. 서울시는 자전거정책과를 두고 서울 곳곳을 자전거 타기 편하게 속속 고쳐 나가고 있다. 사진 속 자전거 횡단도는 지난해 6월 서울시가 8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 광화문, 숭례문 일대 9개 교차로에 설치한 횡단도 41곳 중 하나다.

이런 얘기를 서울시 자전거시설팀 관계자에게 하자 “자전거를 타고 인도(人道)로 진입하면 안 되기 때문에 턱을 낮추지 않아도 문제가 없지만, 민원이 많은 교통섬은 경찰청과 턱을 없애기로 협의를 끝내고 공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선진국에선 사람과 자전거가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보도가 60%나 있는 도시도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자전거가 오를 수 있는 보도는 송파구 등 극히 제한돼 있다. 더욱이 차량 운전이 난폭하기 이를 데 없는 서울에서 자전거는 차도로만 다니라고 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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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용자의 시점이 되어 광화문 일대를 다녀 보니 황당한 곳 투성이다. 어느 블로그는 “그리라고 하니, 그려 넣은 겁니다. 동선 고민 안 했어요”라고 지적한다. 횡단도를 그리면서 시민의 불편함을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잘해 보려고 한 것이니 행정편의주의라 비난만 하기는 어렵다. 사람을 우선하는 도시 행정에는 많은 배려, 시행착오가 필요한 듯하다.

2017-06-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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