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바닷가 마을에서 산책을 하다가 어르신 네댓 분과 마주쳤다. 그런데 한결같이 유모차를 밀고 오는 것 아닌가. 할머니들은 마을 노인회관에 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어울려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밥도 같이 해 먹고, 소일거리라도 생기면 용돈을 마련할 수도 있으니 아침이면 출근하듯이 노인회관으로 향하신단다.
시골 할머니들에게 유모차는 여러 가지로 유용해 보였다. 평생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한 탓에 허리가 굽고, 무릎도 상해서 이젠 무언가에 의지해서 걸어야 하는데 보행 보조차는 값이 너무 비싸다. 유모차는 훌륭한 대안인 셈이다. 지팡이에는 짐을 실을 수 없지만 유모차에는 물건도 실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할머니의 유모차 안에는 손수건, 간식거리 등이 들어 있었다. 의외의 물건도 있었다. 벽돌 석 장. 벽돌을 아기라고 생각할 리는 없다. 유모차를 용도 변경해서 사용하다 보니 울퉁불퉁한 길에서 뒤집히기 일쑤여서 아기 대신 벽돌을 실어 무게중심을 잡아 주는 것일게다. 할머니들 나름의 생활의 지혜라고 할 수 있지만 보기에 참 쓸쓸했다. 노인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그늘을 보는 것 같아서였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시골 할머니들에게 유모차는 여러 가지로 유용해 보였다. 평생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한 탓에 허리가 굽고, 무릎도 상해서 이젠 무언가에 의지해서 걸어야 하는데 보행 보조차는 값이 너무 비싸다. 유모차는 훌륭한 대안인 셈이다. 지팡이에는 짐을 실을 수 없지만 유모차에는 물건도 실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할머니의 유모차 안에는 손수건, 간식거리 등이 들어 있었다. 의외의 물건도 있었다. 벽돌 석 장. 벽돌을 아기라고 생각할 리는 없다. 유모차를 용도 변경해서 사용하다 보니 울퉁불퉁한 길에서 뒤집히기 일쑤여서 아기 대신 벽돌을 실어 무게중심을 잡아 주는 것일게다. 할머니들 나름의 생활의 지혜라고 할 수 있지만 보기에 참 쓸쓸했다. 노인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그늘을 보는 것 같아서였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6-02-23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턱뼈 깎고 안면거상까지”…6가지 성형수술 한꺼번에 받은 50대女 사망 [월드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8/30/SSC_20260830065731_N2.jpg.webp)
![thumbnail - “친구가 해줬던 ‘20만원’ 돌반지…금값 올랐는데 똑같이 돌반지 줘야 하나요” [사연잇슈]](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1/08/SSC_20260108175416_N2.png.webp)

![thumbnail - “이게 다 북한 때문이야!” 작은 마을에 ‘기생충 감염’ 폭증한 이유 [월드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8/27/SSC_20260827165258_N2.jpg.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