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편의 복고 드라마 ‘응팔’이 막을 내렸다.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빠져들었다고 한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시간도 없었지만, 그 시절을 뚫고 살아온 사람이라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다 겪었기 때문일까. 사실 나는 복고주의자다. 과거지향적이란 타박을 맞으면서도 과거의 삶에 집착한다. 태어나지 않았던, 태어났어도 기억이 없는 시간들에 대한 아련한 동경심이 강하다. 7년 전 1960년대까지의 생활사에 관한 잡문을 엮어 펴냈던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시간이라는 진통제는 고통스러운 과거에 낭만이라는 이름을 덧씌워 준다. 지나고 나면 다 아름다운 추억이다. 한때, 박인환의 시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거나 ‘명동백작’에 열광했던 것은 낭만과 추억, 그 두 단어 탓이다.
과거에서 꼭 뭘 배워야 한다는 건 부담스럽다.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다. 과거는 아픈 우리의 마음을 다스려 주는 엄마 손 같은 존재다. 지금의 삶이 지치고 힘들 때 과거를 떠올리면, 과거가 좋았든 나빴든, 조금은 위안이 된다. 복고 드라마의 열풍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요절한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읽으며 그 시절을 생각한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시간이라는 진통제는 고통스러운 과거에 낭만이라는 이름을 덧씌워 준다. 지나고 나면 다 아름다운 추억이다. 한때, 박인환의 시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거나 ‘명동백작’에 열광했던 것은 낭만과 추억, 그 두 단어 탓이다.
과거에서 꼭 뭘 배워야 한다는 건 부담스럽다.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이다. 과거는 아픈 우리의 마음을 다스려 주는 엄마 손 같은 존재다. 지금의 삶이 지치고 힘들 때 과거를 떠올리면, 과거가 좋았든 나빴든, 조금은 위안이 된다. 복고 드라마의 열풍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요절한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읽으며 그 시절을 생각한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2016-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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