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향일암 ‘소원의 벽’/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향일암 ‘소원의 벽’/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5-02-05 18:02
수정 2015-02-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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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바다가 보이는 지점에 유명한 관음사찰들이 있다. 사찰 주변을 둘러보면 꽃으로 만든 보관을 쓴 해수관음보살이 중생 구제를 위해 유려한 모습으로 서 있다. 강원도 낙산사의 홍련암과 남해 보리암과 함께 여수 향일암(向日庵)도 관음사찰이다. 향일암은 행정구역으로는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금오(鰲)산에 있다. 659년 신라 사람인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란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주장하는데 백제 의자왕 시절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 950년 고려의 윤필 거사가 원통암을 금오암으로 개칭했다는 설명도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학계는 판단한다. 조선 숙종 때인 1715년 인묵 대사가 향일암이라고 명명해 현재에 이른다.

향일암은 금으로 도배한 황금불사로도 유명했지만 2009년 큰불이 나 소실됐다. 가난하고 어려운 중생을 구제하는 대신 큰돈을 써 사찰과 법당 전체에 금박을 입힌 것을 부처와 관음보살도 싫어했을 것 같다. 향일암에는 동전을 붙이면 소원성취가 된다는 ‘소원의 바위벽’이 있다. 올 3월이면 고 3 학부모가 된다. 진학 정보에 정통한 ‘돼지 엄마’가 못된 미안한 마음에 동전을 붙여 놓고 왔다. 부처님! 반드시!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5-02-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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