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옛 외신부)에 근무할 때다. 국제부는 다른 신문을 분야별로 잘 정리해 스크랩해 두는 게 중요했다. 기사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자료였다. 스크랩은 책상 끝줄 쪽에 앉은 사람이 담당했다. 눈만 뜨면 스크랩한다고 정신이 없는데 꼭 부장이나 선배들이 찾는 것만 없는 때가 많아 곤혹스러웠다. 어느 날 부장이 스크랩을 없앤다고 해 얼마나 좋았던지.
스크랩의 소멸과 함께 책상 위에 잔뜩 쌓아둔 책들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쌓아만 놓고 보지 않으니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게 이유였다. 스마트폰의 등장도 ‘종이 없는 글’을 종용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신문을 보다 필요한 게 있으면 습관적으로 스크랩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다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반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는 관심이 날로 높아가지만 후배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성숙한 응용단계는 아직 멀었다. 하지 않아도 될 것은 하려고 하고, 더 하고 싶은 것은 노력 부족으로 따라가질 못하고…. 이러다간 ‘경계인’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스크랩의 소멸과 함께 책상 위에 잔뜩 쌓아둔 책들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쌓아만 놓고 보지 않으니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게 이유였다. 스마트폰의 등장도 ‘종이 없는 글’을 종용하고 있다.
나는 지금도 신문을 보다 필요한 게 있으면 습관적으로 스크랩한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다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반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는 관심이 날로 높아가지만 후배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성숙한 응용단계는 아직 멀었다. 하지 않아도 될 것은 하려고 하고, 더 하고 싶은 것은 노력 부족으로 따라가질 못하고…. 이러다간 ‘경계인’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10-10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