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수돗물, 음용수로 안전한가

[사설] 전국 수돗물, 음용수로 안전한가

입력 2020-07-20 20:16
수정 2020-07-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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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서울·청주서도 유충 발견
식수불신 확산, 속히 원인 규명돼야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경기도 시흥·화성·파주와 충북 청주, 서울 등에서도 발견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샤워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같은 날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세면대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청주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과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됐을 가능성에 주목해 어제 전국 484개 정수장에 대한 긴급점검을 환경부에 지시했으니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상황이다.

특히 서울에서 발견된 유충이 인천 유충과 같은 종류라면 국민 절반이 사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 식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천에서 발견된 유충은 일명 ‘깔따구 유충’으로, 보통 4급수에서 서식한다고 한다. 4급수는 물고기도 마실 수 없을 만큼 오염된 물이다. 물고기도 마실 수 없는 물이 수돗물로 가정에 들어온 셈이다. 유충이 수돗물로 들어온 원인과 과정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단 인천 서구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다구 유충이 정수장에서 채집한 성충과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물막을 형성해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활성탄 여과지의 세척 주기가 길어서 유충을 제때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상수도 당국의 설명이다. 인천시는 일단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고 유충 제거를 위해 중염소를 추가 투입했다. 또 환경부와 함께 합동정밀조사단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섰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정부는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조사 결과 시스템이 문제면 뜯어고치고, 관련자들의 업무 과실이 문제면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다. 벌써 국민은 패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유충 피해 지역의 유치원, 초중고교 등에 대해 급식을 중단했다. 인천 지역 생수 판매율이 크게 늘었고 일부 식당은 ‘조리에 생수를 사용한다’는 글귀를 붙여 놓고 있다.

서울시 등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하다면서 ‘아리수’라는 이름까지 붙여 널리 홍보해 왔다. 가정에서 수돗물을 컵에 받아 바로 마시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 상식이 무너지게 생겼다. 서울시는 어제 조사한 뒤 하수구에서 유입됐다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철저히 조사해 믿을 만한 결과를 제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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