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 전 시장 장례 마친 서울시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사설] 박 전 시장 장례 마친 서울시와 민주당이 해야 할 일

입력 2020-07-13 18:20
수정 2020-07-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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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평가해도 과실 묻어선 안 돼
서울시 조사, 민주당 특단조치 필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어제 한 줌의 재가 돼 고향 경남 창녕으로 돌아갔다. 평생을 민주화와 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전 시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선한 영향력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수많은 지지자와 시민이 그를 애도하며 애통해하는 것은 느닷없는 그의 부재(不在)에 대한 아쉬움이 워낙 컸기 때문일 것이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은 선명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세력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장례 기간 중 문제제기에 극도의 불쾌감을 표명하며 일축한 탓이다. 이는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슈퍼여당의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 고인이 우리 사회에 끼친 막대한 공(功)에 대해선 합당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하지만 공인인 이상 과(過)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회피해선 안 된다. 피해를 호소한 고소인이 일상과 직장으로 돌아가려면, ‘공소권 없음’으로 묻어버리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한다. 일부 극단적 박 전 시장 지지층은 온·오프라인에서 성추행 고소인의 ‘신상털기’를 비롯한 2차 가해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고소인의 변호인들은 어제 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2차 가해에 대해서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2017년 이래 4년간 계속됐고 △서울시 내부에 문제제기를 했으나 묵살당했으며 △고소장 제출한 8일 당일 조사내용이 곧바로 박 전 시장에게 누출됐다. 고소인 측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내용을 자체 포렌식해 경찰에 제출했으니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2차 가해를 수사하려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여부도 선행해 규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성추행 피해 호소에 대한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에도 큰 책임이 있다. 고소인이 서울시에 피해를 호소했는데 ‘박 시장이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묵살하고, 감내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 아닌가.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위계에 의한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발칵 뒤집혔는데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서울시는 자체 감사 등으로 관련자들을 엄하게 징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 수사정보의 누출과 관련한 엄정한 조사도 필요하다.

 피해자는 거대한 권력에 맞설 용기가 없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생각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성추행·성폭행과 관련된 소속 광역단체장이 3명째다. 이해찬 대표가 어제 공식 사과했지만 특단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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